일확천금에 눈멀어 마약 운반 청춘 옭아매는 '고액 알바의 덫'
2024.06.16 19:05
수정 : 2024.06.16 19:05기사원문
2030세대들이 '고액 알바' 꼬임에 넘어가 지게꾼, 드랍퍼 등 마약류 유통책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드라퍼는 특정 장소에 숨겨진 마약류를 찾아 윗선이 지정해준 다른 장소에 마약류를 은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14일 대검찰청이 발간하는 '마약류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1~4월 마약류 유통 사범(밀조와 밀수, 밀매)은 25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17명)과 견줘 50.3% 증가했다.
마약류 유통 사범 상당수는 2030세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물건만 배송하면 고액 임금을 준다"는 꼬임에 속아 대부분 윗선 지시대로 마약류를 특정 지역에 놓고 오는 일을 한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경우 범법 행위를 인지하게 된다. 초기에 수사기관에 적발 되더라도 유죄로 인정돼 처벌 받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2030세대들이 드랍퍼로 활동하는 배경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가 있다. 실제 지난 3월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향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건강이 위독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씨의 아버지가 일을 하고 있던 당시에도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의 주된 동기가 큰돈을 편하게 벌고자 하는 욕심인 점 등을 들어 원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 했다고 판시했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최근 2030세대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렇게 입건된 마약류 사범 중 상당수가 '드랍퍼' 등 마약류 유통책으로 활동한 이들"이라며 "고액 알바를 광고하는 광고글에 넘어가 마약류 유통책으로 전락한 경우들"이라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