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보다 큰 캐딜락 전기차 '리릭'… 디자인·성능 발군

      2024.06.18 06:00   수정 : 2024.06.18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의 신형 전기차 리릭을 최근 시승해봤다. 리릭은 캐딜락이 처음 선보이는 순수 전기차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자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이 적용된 최초의 모델이다. 올 1·4분기에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단일 모델 기준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시승 차량은 국내에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 ‘스포츠’ 모델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포천까지 약 90㎞ 구간을 주행했다.

캐딜락 리릭의 가장 큰 강점은 화려한 내외관 디자인과 넓은 공간이다.
외관은 화려한 램프를 기반으로 웅장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과 후면 모두 캐딜락의 패밀리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또 리릭의 전장은 4995㎜, 전폭 1980㎜, 전고 1640㎜, 축거(휠베이스)는 3095㎜에 이른다. 현대차 SUV 팰리세이드와 전장은 동일하고, 전폭은 오히려 5㎜ 더 넓다. 캐딜락이 경쟁 차종으로 꼽는 모델은 BMW iX, 메르세데스 벤츠 EQE, 아우디 Q8 e트론 등인데 전폭은 리릭이 가장 크다. 덕분에 실내공간은 쾌적한 편이다. 뒷좌석의 경우에도 성인이 장시간 탑승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상당히 큰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돼 있어 개방감도 뛰어난 편이다.



운전석에 앉자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된 형태의 33인치 커브드 어드밴스드 LED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길게 이어진 디스플레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움 느낌을 강조한다. 일부 전기차의 경우 원가 절감을 위해 플라스틱으로 마감을 한 경우가 많은데, 리릭은 1억원이 넘는 전기차답게 알루미늄, 나파 가죽, 원목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화려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해봤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리릭은 4륜구동이 기본 적용됐는데, 최대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62.2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덕분에 공차중량이 2.6t을 넘는 무거운 차체를 지녔음에도 저속에서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몸이 뒤로 쏠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90~100㎞로 정속 주행을 하다 재가속 시에도 충분한 힘을 발휘했다. 성능뿐만 아니라 승차감도 뛰어난 편이다. 에어 서스펜션이 빠져 있는 덩치가 큰 SUV임에도 캐딜락다운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리릭에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로 구성된 배터리 셀을 12개의 모듈에 배치한 102킬로와트시(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넣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최대 465㎞로 50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준수한 편이다. 이 밖에 스티어링 휠 후면에 장착된 패들 스위치로 회생제동의 강도를 설정하고,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 기능도 흥미로웠다. 정차까지 가능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원 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켜면 차선 중앙을 스스로 유지해 달리는 반면, 리릭은 적극적인 조향 보조 대신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만 개입한다. 또 국내에 판매되는 리릭은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져 있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해야 한다.
이 자체는 큰 불편은 없지만 곡선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탓에 화면 전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창으로 지도를 봐야 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