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 캔버라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

      2024.06.17 17:04   수정 : 2024.06.17 17: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리창 중국 총리가 오세아니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 도착,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17일 중국 외교부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 총리와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환영하면서 경제 무역, 에너지, 인문, 환경 보호, 기후변화 대응 등 전방위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또 양국 입법 기관 간의 교류 강화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반면, 인권, 태평양 등 지역 안정 유지 등 안보 및 전략분야에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3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고, 미국, 영국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회원국이다.
중국은 오커스가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7년 만에 이뤄진 중국 총리의 이번 방문으로 두 나라는 갈등과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 공존과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재정립하게 됐다.

양측은 올해 안에 제10차 양국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회의, 양국 고위급대화 제8차회의, 제8차 기후변화 장관급회담 등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리창 총리는 호주를 일방적 비자 면제 국가의 범위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관광, 상업 및 친척 방문자를 위한 복수입국비자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 총리는 전략경제대화,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기후변화 대응, 교육·문화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문서에 대한 서명식에도 참석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쿼드 등 안보 문제도 논의됐으며, 앨버니지 총리는 리창 총리에게 중국에서 간첩죄로 사형선고 직후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2019년 1월 이후 중국에서 복역 중인 호주 국적 중국계 작가 양헝쥔의 조기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와 중국은 차이점도 있으며 그래서 솔직한 대화가 중요하다"면서 "호주는 각국이 주권을 존중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지역과 세계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옹호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태평양지역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는 등 현상을 유지하고, 호주가 미국 등과 추진하는 안보협력 등에 대해 중국이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담에서 리 총리는 회담에서 호주의 핵심 광물 분야에 중국 측의 더 많은 지분 참여 등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공정하고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 제공과 양국 인적 왕래에 더 많은 편의 제공을 요청하면서 신에너지차,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의사를 밝혔다. 리 총리는 '신냉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의회 건물 밖에서는 반중국 시위대가 티베트, 신장에 대한 인권 탄압 중지를 요구하고, 홍콩 자유수호 등을 지지하는 깃발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회담은 2022년 호주에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어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2018년 호주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한 것을 시작으로 두 나라는 상호 무역제재 등 첨예한 갈등 속에 있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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