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한중 대화, 한미일 동맹 강화로 맞서야

      2024.06.17 18:08   수정 : 2024.06.17 18:32기사원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다. 24년 만에 성사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몰고올 수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는 것은 물론 북중러 연대가 강화될 것이다.



푸틴과 김정은은 관계 격상, 군사·안보 및 경제협력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칭 '평양선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북러의 전통적 우호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자동 군사개입을 골자로 한 동맹 수준의 조약 체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지난 1961년 북한과 옛 소련은 무력침공·전쟁 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하는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1990년 소련이 한국과 수교한 후 그 조약은 폐기됐다. 이후 2000년 양국 '우호·선린·협조 조약'을 통해 '쌍방 중 한 곳에 침략당할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략)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러 관계의 재정립 수위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러 밀착은 한반도 평화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북러의 상호 무기개발 지원과 무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북러 관계의 파급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외교채널을 다변화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한미일 안보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북러 견제를 위해 우선 거론되는 게 한미일의 안보 협력체계를 문서로 제도화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군사기술 이전으로 상당한 미사일 기술을 축적한 북한의 도발은 기술적으로 더 고도화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한미일은 효과적이고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한러 관계를 복원하는 우회전략도 요구된다.

한중 협력 관계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북러 관계 격상이 북중러 밀착으로 이어진다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될 우려가 커진다. 이에 우리는 우리대로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우호 관계를 다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 점에서 때마침 북러 회담과 같은 날인 18일 열리는 한중 고위급 외교안보대화의 의미는 각별하다. 2013년과 2015년 국장급 회의로 열렸다가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열린다. 북한의 도발을 견제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압박으로 고립되고 있는 중국은 북중러 구도에 묶여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물론 한중 고위급 대화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외교역량을 발휘해 북러 연대를 견제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결실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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