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꽃·색채의 완벽한 어우러짐

      2024.06.17 18:18   수정 : 2024.06.17 19:50기사원문

1921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임직순은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1940년부터 일본미술학교 유화과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했고, 같은 해 서울에서 열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다.

이어 1949년 열린 제1회 '국전'에서 입선했고, 그 후 해마다 수상을 거듭하던 중 1957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타며 화단의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이렇게 활발한 작업 활동과 수상을 이어가던 작가는 1961년 조선대 교수로 부임, 1974년 퇴임할 때까지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이며 광주의 무등산과 시골 풍경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조선대 퇴임 후 다시 서울로 상경한 임직순은 의욕적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한국적 인상파'라는 평가를 받았던 임직순은 사실적 재현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했다.
밝고 정감 넘치는 색채를 사용해 실내의 여인상, 꽃 중심의 정물, 그리고 풍경을 골고루 화폭에 담았다. 더욱이 계절이 드러나는 자연풍경, 항구 또는 어촌과 바다의 정경 등을 그린 작품에는 서양 야수파나 표현주의의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붓질이 나타난다.

꽃과 소녀를 특히 좋아했던 임직순은 단순히 여인의 아름다움을 그린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에 가려진 여성의 본질과 생명의 힘까지 화면에 담아내고자 했다.
잘 짜인 구도 속에 명암이 잘 드러나는 여인이나 소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대상의 자연미와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케이옥션 6월 경매에 출품된 '7월의 여인'(경매추정가 1400만~7500만원· 사진)은 1983년에 완성된 작품으로 선호도가 높은 근대적 좌상 형식의 인물과 꽃의 적절한 색 배치, 그리고 치밀한 구도가 눈에 띈다.


굵지만 거칠지 않은 붓질, 편안하지만 탄탄한 조형성과 화려한 색채는 임직순의 독특하고 독자적인 분위기를 잘 드러내며 치마에 수놓은 꽃들과 여인이 한 화면 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손이천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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