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ny' 대신 'Sony'로 적어 진정성 없는 사과..손흥민에 인종차별한 토트넘 선수
2024.06.18 05:31
수정 : 2024.06.18 10: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소속 동료가 손흥민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했는데도 침묵하고 있는 토트넘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토트넘 공식 SNS에는 소속 선수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일부 팬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토트넘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과거 토트넘은 소속 선수들의 인종차별 피해에 발 빠르게 공식 성명을 내고 대응해 왔다.
지난해 11월 경기 도중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에게 구단 공식 성명을 내고 항의했고, 결국 당사자는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등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엔 할 말을 잃은 듯 침묵 중이다. 이전과 달라진 행보에 뿔난 팬들은 토트넘 SNS에 항의성 댓글을 달고 있다.
우루과이 국적인 벤탄쿠르는 토트넘의 미드필더로, 손흥민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동료다.
그는 지난 14일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당시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동양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다음 날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야”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차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Sonny' 대신 'Sony'라고 두 차례나 적었고, 게시한 글이 24시간 후에 사라지는 스토리 기능에 올렸다.
사과문이 내려간 뒤에는 코파 아메리카 대비 우루과이 대표팀 훈련 중인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이에 평소 100여 개 안팎의 댓글이 달렸던 벤탄쿠르의 최근 게시글에는 5000개가 넘는 항의성 댓글이 빗발쳤다.
한국어로 "벤탄쿠르 선수, 인종차별 하는 것이 우루과이의 문화입니까?"라고 단 댓글에는 좋아요 1300여 개가 달리기도 했다.
한편, 토트넘은 내달 31일 예정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한국에서 7월31일 '팀 K리그', 8월2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두 차례 경기를 치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