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1조7000억' 실탄 부은 개인, '삼전→네이버' 갈팡질팡 투심
2024.06.19 05:00
수정 : 2024.06.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스피에 최근 한 달간 2조원을 넘는 개인 자금이 몰린 가운데 투자심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완화되고 네이버, LG전자 등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7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최근 지수 랠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모습이지만, 주요 수급 주체인 개인의 매매 형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개인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지난 5월 한 달간 삼성전자의 주식 2조111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위 삼성SDI의 순매수 대금 2610억원 대비 무려 8배나 많은 수치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진 매매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개인의 6월 순매수 1위 기업은 네이버로 이 기간 총 2484억원이 몰렸다. 이어 LG전자(1385억원), 삼성전기(100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최근 급격한 주가 조정 국면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 장중 한때 16만6000원까지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이날 종가는 지난 1월 신고가인 23만5500원 대비 약 30% 가까이 하락 거래 중이다. 하락세에도 개인 자금이 몰린 배경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실적과 네이버웹툰 상장, 인공지능(AI) 사업 현황 공개 등을 꼽고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네이버의 2024년 실적은 매출액 10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8400억원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수급 개선 등 외부 변수만 좋아지면 주가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은 신규 상장기업인 그리드위즈에 이달 1171억원의 화력을 집중하기도 했고, LS머트리얼즈 주식을 796억원어치 사는 등 코스닥시장에서도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하반기 전망에서도 미국 증시 강세장을 전망한다"며 "증시는 AI라는 주도 산업을 중심으로 시장 주도주들의 경쟁 랠리에 더해 그 다음 수혜주까지도 계속 찾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 성과가 해외 주식 대비 크게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개인 수급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 개인 순매도세는 1조7086억원까지 확대됐다.
주요국 증시는 지난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충격으로 하락한 후 2023~2024년 2년 연속 회복세다. 글로벌 증시 상승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은행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선진국 증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진 반면,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히면서 상승세가 미약했다"며 "이에 따른 저조한 투자 수익이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