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해 범죄자 나온 '이말꼭', "안타까워" vs "범죄자 스피커"…엇갈린 반응

      2024.06.18 14:48   수정 : 2024.06.18 14:48기사원문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방송 화면 캡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베일을 벗은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가 존속살해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루며 첫 회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주인공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지만, 범죄자의 입장을 설명해주는 내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지난 17일 오후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이하 '이말꼭')이 처음 방송됐다.

'이말꼭'은 알려진 사건 속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간을 놀라게 만든 사건, 사고 속 주인공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회에서는 지난 2011년 전 국민을 놀라게 한 존속살해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 당시 고3이었던 강준수(가명)가 자고 있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집 안에 시신을 8개월 동안 방치해오다, 이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것. 특히 강준수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안방 문을 굳게 걸어 잠근 것. 당시 이 사건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 후 13년, '이말꼭'은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강준수를 직접 만났고, 그는 "잘 전달될까 하는 염려가 있다"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과거 강준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고, 그의 모친은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하루에 11시간씩 공부를 시켰다. 그 결과, 초6 때는 토익 점수가 875점이었으며 중1 때는 전교 2등을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강준수의 모친은 아들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들을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체벌이 이어졌다. 강준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걸레봉, 야구 배트로까지 맞았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외고 입시에 떨어진 뒤에는 엉덩이가 피로 절여질 정도로 맞았으며, 고3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 모친은 아들에게 잠도 못 자게 한 채 공부만 시켰다고. 그 과정에서 강준수의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급기야 그는 성적표를 위조했다. 이후 입시 면담일이 다가오자, 압박감을 느낀 강준수는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당시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방송 이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혹자는 단순한 존속살해 사건으로만 알았던 해당 사건에 이 같은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또한 스스로 비극적인 일을 저지르고 계속해서 이를 후회 중인 강준수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겠냐고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싸늘한 시선도 존재한다.
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주고 전 국민이 보는 방송이 그 '스피커' 역할을 하는 게 맞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따라붙은 것. 일부 시청자들은 '강준수도 어떻게 보면 학대 피해자이지만, 살인은 씻을 수 없는 범죄'라며 사건을 이런 형식으로 재조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제작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tvN은 '이말꼭'에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향후 프로그램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의 생존자, 목격자 등 과거 큰 사건사고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이 출연해 당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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