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대장주' 오리온은 왜 못 오르나

      2024.06.19 18:31   수정 : 2024.06.19 18:31기사원문
K-푸드 열풍에도 식음료업종 '대장주' 격인 오리온은 소외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리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55% 떨어진 9만5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리온은 최근 해외 모멘텀으로 무장한 K-푸드 관련주의 상승세로 지난 10일 6%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17일에는 종가 기준 1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4일 이후 11거래일 연속으로 오리온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50억원 수준이다.

오리온은 매출액의 64%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높은 수출 비중으로 K-푸드 '대장'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낮아진 매출 성장률, 본업과 무관한 투자 등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보다 제품 및 채널 경쟁력 강화에 따른 주요 법인의 매출 성장률 회복이 필요하다"며 "리가켐바이오 투자 이후 남은 현금(6000억원)을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사용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시 기업가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리온의 법인별 합산 실적(5월 말 기준)은 매출액 2484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9% 줄었고, 영업이익은 2.2% 늘었다.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제조원가가 감소했고, 비용 지출 효율화를 통해 판관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 중개판매상 전환 지연과 러시아 일부 채널의 거래 중단으로 하반기에도 매출액 공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강은지 연구원은 "중국에서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벌크 채널 거래 중단 영향으로 매출 공백(85억원)이 발생했다"며 "현지 법인은 상반기 내 채널별 중개판매상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선정 및 협상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하반기까지 이슈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경쟁업체들이 코코아 가격 상승을 근거로 초콜릿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오리온은 출고량 중심의 성장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오리온의 시가총액은 3조7955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다. 지나친 저평가 국면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 카테고리(견과바, 육포 등) 및 지역 확장(인도·미국법인, 러시아 3공장 등)이 가시화되면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외국인과 달리, 연기금은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으며, 개인도 이날 하루 269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순매수를 재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의 유통망 이슈 및 환율 영향 등으로 매출 성과는 아쉬웠지만 제조원가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K-푸드의 해외 수출이 주목받으면서 음식료업종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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