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유행하는 종이상자 관?..日총리 이름 적힌 골판지관 "가짜였다"

      2024.06.20 08:42   수정 : 2024.06.20 08: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이름이 적힌 종이박스를 시신 화장용 소각로에 넣는 사진이 ‘일본에서 유행하는 골판지 관’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고 있다. 하지만 확인결과 조작된 이미지였다.

1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게시물은에는 점퍼 차림에 모자를 쓴 남성이 커다란 종이상자를 시신 화장용과 비슷한 소각로에 집어넣는 사진이 첨부됐다.

상자 윗부분은 테이프도 제대로 붙이지 않아 벌어져 있었다. 사진 하단에는 TV 뉴스 자막인 것처럼 일본어로 ‘주류가 돼가고 있는 골판지 관’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이 글을 최초로 올린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일본에서는) 부랑자나 신원 확인이 안 되는 사람이 시신용 봉투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골판지 관에 넣고 바로 화장한다”며 “일본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무연고자 시신 처리에 일반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서민들 사이에서도 바로 타서 없어질 거 비싼 관을 쓸 필요 없다며 (골판지 관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은 일본 TV 뉴스 영상이 아니라 지난해 12월말 업로드 된 필리핀 거주자의 유튜브 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본 영상에는 일본어 자막이 등장하지 않는다.

문제의 사진은 해당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을 캡처한 뒤 이를 좌우로 뒤집고 일본어 자막을 단 것이다. 소각로에 들어가는 종이 관에 크게 적힌 일본식 한자는 일본 총리 이름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로, 조약한 편집에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이미지 위에 글자를 입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누군가의 유해를 화장하는 장면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해당 장소를 일본의 화장장이라고 볼 만한 단서는 없다. 이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다른 영상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필리핀 현지 일상을 단편적으로 담은 영상이었다. 소각장에서 직원과 영어로 대화했던 노년 남성이 유튜브 계정 주인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영상에 그가 등장했다.

실제로 골판지 관은 여러 나라에서 시신 처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2020년 에콰도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골판지 관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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