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만 살아난 1분기 韓 경제...중소기업 업황 개선은 ‘아직’

      2024.06.20 15:28   수정 : 2024.06.20 15: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국내 기업의 1·4분기 매출증가율이 4분기 만에 증가 전환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중소기업 업황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로 부채비율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전반적인 기업 안정성도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2만2962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79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성장성 지표인 매출 증가율은 1.2%로 전분기(-1.3%) 대비 증가 전환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4.3%)부터 3·4분기(-5.2%), 4·4분기(-1.3%)까지 줄곧 감소하다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 증가폭(3.3%)이 전분기(0.9%)보다 커졌다. 기계·전기전자(13.8%) 업종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늘어난 결과다. 비제조업은 운수업 개선 영향으로 전분기 -4.0%에서 -1.6%로 감소폭이 줄었다.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1·4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4%)은 지난해 1·4분기(2.8%)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세전 순이익률(7.4%)도 같은 기간 2.4%p 높아졌다. 제조업은 반도체 및 신조선가 가격 상승으로 2.5%에서 5.4%로 올랐고 비제조업은 전력 도매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3.2%에서 5.3%로 올랐다.

이같은 성장성·수익성 지표 개선에도 중소기업의 업황은 여전히 대기업에 비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1.3%에서 올해 1·4분기 3%로 성장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6.9%로 전분기(-1.5%)보다 악화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경우도 대기업은 1년전(2.4%)보다 5.7%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3.8%를 기록해 지난해(4.7%)보다 하락했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4분기 외감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체적으로는 나아졌지만 반도체·운수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의 개선"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부진하고 업황이 아직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여파로 안정성 지표는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9.2%에서 1·4분기 92.1%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4분기(95%) 이후 최고치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25.4%에서 25.7%로 높아졌다.


강 팀장은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채비율이 상승했지만 미지급배당금 등 비이자부채 중심으로 늘었다"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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