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 마음뿐" '밀양사건 가해자', 20년 만에 자필로 공개 사과
2024.06.21 05:20
수정 : 2024.06.21 0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남성이 자필 사과문을 쓰고 피해자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는 최근 가해자 박모 씨로부터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밀양 가해자 박OO 최초 사과문'이란 제목의 영상에는 박씨가 작성한 2장 분량의 사과 편지가 담겨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박 씨는 "무슨 말을 해도 공분을 살 것 같아 두렵고 후회스럽다"며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년 전 그 당시 고등학생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피해자분께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죄를 지었다"며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오셨다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특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피해자와 합의가 돼 소년재판으로 넘어가면서 1호, 3호 처분을 받고 사회봉사를 했다"면서 “차라리 그때 처벌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과했다면 피해자분과 국민들의 분노가 조금이나마 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 사건들로 혼자서 많이 좌절하고 허송세월 흥청망청 살다 보니 40이 다 돼가는 나이가 됐다"며 "유튜브에 제 사진이 공개되고 제 악행이 얘기될 때 놀라기도 했지만 제가 이런 놈이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생을 외식 한 번 안 해보고 농사만 지으시다 암 수술하신 부모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면서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또 사죄하며 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정후원'으로 200만 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첨부했다.
지난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1년간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 피의자 10명이 기소되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13명은 피해자와의 합의, 고소장 미포함 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결정을 받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