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폭포처럼 물이 콸콸 쏟아졌다"..입주 한 달 만에 물난리 난 아파트
2024.06.21 10:27
수정 : 2024.06.21 10: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구의 한 신축아파트 옥상에서 누수가 발생해 계단에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며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민은 “더는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밤 누수로 44층 엘리베이터 멈춰.. 1명 갇히는 사고
21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 15분 대구의 A아파트 한 동에서 엘리베이터가 44층에서 멈춰 방문객 1명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구조한 뒤, 옥상 물탱크를 잠그고 펌프차로 새어 나온 물을 처리했다.
이날 옥상에서 새어 나온 물이 아래층까지 쏟아지면서 주민들은 물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대구 북구 전자민원창구에는 '워터파크 맛집으로 소문난 A아파트' 'A아파트 누수 관련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A아파트 부실 공사와 관련해 전면 재검해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해당 아파트의 사고와 관련한 각종 민원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난 19일 민원을 올린 B씨는 “입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무서운 물난리를 겪었다”며 사고 영상을 올렸다.
B씨는 “전 세대가 폭포 소리 같은 물벼락을 지켜보며 밤을 지새웠고, 입주민과 경비원이 물을 손으로 쓸어 냈다”며 “입주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무서운 물난리를 겪었다. 수 톤의 물이 건물에 스며들고, 엘리베이터는 고장 나고 그야말로 재해 상황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신축아파트에 물 누수 하자라니 안전을 믿을 수가 없다. 대구시에서 외부점검위원단을 꾸려 검사해달라"고 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준공 내준 구청에 책임 촉구
또 다른 입주민은 “이미 여러 차례 양수기함 내부에서 누수 흔적을 발견하는 등 전조현상이 있었다”며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아파트 주민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아파트 내 중대하자 및 세대하자가 많아 준공 승인을 해주면 안 된다고 지속적인 민원을 넣었다"며 "그러나 북구청은 막대한 누수 및 중대하자가 없다고 날치기 준공 승인을 내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문제가 남아있는데도 임시사용승인이 이뤄졌다며 지난달부터 북구청에 항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게시물 작성자들은 "제대로 된 현장 확인도 안 하고 준공 승인을 내어준 책임을 지고, 피해 대책 및 보상과 아파트 전체 누수 및 안전 검사를 실시해달라"며 구청의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누수 이외에는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입주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다음날 ‘임시사용승인’을 내렸다"고 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시공사 측은 “시설 교체와 보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