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7·23 전대 '4파전' 당권경쟁 후끈..주요 관전포인트는

      2024.06.23 17:12   수정 : 2024.06.23 17: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집권 여당의 새 대표를 뽑은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의 출사표가 이어지면서 여권내 당권 경쟁 레이스의 서막이 올랐다. 23일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란히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미 당 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윤상현 의원까지 '4파전' 구도가 짜여졌다.

윤석열 정부 3년차를 맞아 2026년 지방선거를 거쳐 2027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장도에 오를 여당의 새 선장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나 의원·원 전 장관과, 비주류측 윤 의원 등 세 후보가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에 맞서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후보 모두 원할한 당정관계를 한 목소리로 강조한 반면 한 전 위원장은 유일하게 수평적 당정관계 재정립을 출마의 변으로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미래권력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대 과정에선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비롯해 8대2 비율의 당심과 민심의 추이, 친윤계 후보단일화, 한동훈 대세론의 동력 지속 여부 등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나 "이기는 정치"·한 "당정 재정립"·원 "尹정부 성공"
나 의원과 한 전 비대위원장, 원 전 장관은 7·23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나 의원은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며 경쟁력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22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을 탈환한 점을 부각, "이겨 본 사람이 이기는 길을 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위원장은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으로 쇄신하겠다"며 차별화된 행보를 예고했다.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면서도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저는 가장 어려울 때 몸으로 체감했기에 당이 무엇을 바꿔야 할지 잘 안다"며 절치부심의 뜻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통관에 선 원 전 장관은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부각하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원 전 장관은 "이러다가 다 죽는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한 '레드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최대 화두는 '당정 관계'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화두는 당정 관계 설정이다. 제22대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이 확인됐지만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약 3년 정도 남은 상황이라 차기 당 대표는 당정 관계 설정 딜레마를 안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첫 메시지로 수평적 당정 관계를 내세운 건 윤심보다 민심을 선택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반면 나 의원은 '당정동행', 원 전 장관은 '원팀'을 선언하면서 22대 총선 당시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했다. 윤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과 당이 갈등하면 안 된다"며 두 후보와 궤를 같이했다.

이처럼 나·윤 의원과 원 전 장관은 한동훈 대세론을 굽히기 위해 당분간 일치된 목소리를 내면서 연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 의원이 이날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당권 집중 의지를 밝힌 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한 전 위원장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의 약한 고리인 '총선 패배 책임론'도 이날 나머지 후보들에 의해 집중 조명됐다. 22대 총선을 이끌었던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는 것이 맞느냐는 논리다. 한 전 위원장은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며 정면돌파를 선택했지만 한달의 당권 레이스 동안 책임론은 계속해서 언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타 후보들은 한 전 위원장의 정치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정치 신인인 한 전 위원장은 혁신 이미지는 강하지만 조직적 기반이 약해 이 점 또한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巨野와 맞서야..채상병 특검엔 이견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192석의 거대 범야권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이다. 22대 국회를 역대급 여소야대 국면으로 맞이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견제할 구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민주당이 입법 속도전을 펴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당권주자들의 입장이 갈리면서, 여당 내 갑론을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채상병 특검의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나 의원은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라고 반박했고, 원 전 장관은 "이걸 찬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당 대표는 소수여당 대표로서 원내대표와 대야 전략을 논의해야 하는 역할도 안고 있다. 원 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 보이콧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 의원은 당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외 후보인 한 전 위원장은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원팀 대응을 강조한 한편 원 전 장관은 자신의 3선 국회의원 경력을 내세우면서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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