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물러서니…의대생 엄마들 '맹공' 나섰다 "병원 하나 무너져야"
2024.06.24 08:56
수정 : 2024.06.24 0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교수들, 지역 의사회 등이 참여하는 범의료계 특별위원회가 출범하고 서울대병원의 집단휴진이 중단되는 등 의료공백 사태의 출구를 모색하는 의정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의대생 학부모들이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의대생 부모들 "노예 짓 하라고 등 떠밀 수 없다"
지난 20일 인터넷 카페 ‘의대생 학부모 모임(의학모)’에는 “최소한 병원 하나라도 무너져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의대생 학부모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아이들이 버리는 시간이 아깝나"며 "손해 본 시간을 보상 못 받고 평생을 의료노예로 살겠다고 숙이고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학모' 카페 소개에 따르면 '의대생, 전공의 자녀를 든든하게 지원하려는 학부모 모임'이라는 이 카페는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2000명)를 발표한 직후인 올해 2월 18일 개설됐다. 현재 회원 수는 1521명이다.
'의학모'는 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최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도 참가했다. 집회 현장에서 이들은 ‘의학모’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모자를 쓰고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또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전면 휴진'을 결정했을 당시에도 의료계의 더 적극적인 투쟁을 촉구하며 "오늘의 환자 100명도 소중하지만, 앞으로의 환자는 1000배 이상으로 (중요하다), 당장의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학부모들 장외 여론전에 부정적 시선도
일각에서는 학부모가 펼치는 '장외 여론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나온다. 의학모 운영자는 이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부모기도 하지만 시민”이라며 “나섰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최소한의 목소리를 냈을 뿐이고 이마저 하지 않으면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 의료 공백 사태에서 대정부 투쟁과 협상 과정에 나설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하고 지난 22일 첫 회의를 열었다.
강경파인 임현택 의협 회장이 뒤로 빠지고 의대 교수, 전공의, 지역의사회 등 의료계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정부가 계속 주문했던 '의료계 단일안'을 내놓아 의·정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