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거품 빠져… 상반기 새내기주 60% 공모가 하회
2024.06.24 18:12
수정 : 2024.06.24 18:12기사원문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 26곳(스팩·재상장·이전상장 제외) 중 17곳(65%)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크게 빠진 곳은 포스뱅크다. 올해 1월 29일 상장한 포스뱅크는 첫날 공모가(1만8000원) 대비 30% 가까이 올랐다. 이후 한 달 만에 1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공모가를 밑돌더니 약 5개월이 지난 현재는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인 95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안 반도체기업 아이씨티케이도 공모가 대비 46.40% 하락했고,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38.83%), 2차전지 믹싱 장비기업 제일엠엔에스(-38.41%), 주사전자현미경 기업 코셈(-34.69%), 날씨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케이웨더(-31.93%) 등도 공모가 대비 30% 이상 넘게 빠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를 초과한 높은 공모가를 원인으로 꼽는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과열로 기관 투자자들이 물량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공모가가 높게 형성됐으나 상장 후 적정가치를 빠르게 찾아가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희망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HD현대마린솔루션뿐이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을 포함해도 이노스페이스와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를 포함해 3곳에 불과하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은 그만큼 공모가가 비쌌기 때문"이라며 "희망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형성된다면 정상적인 가격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상단을 초과한 것은 공모가가 기업가치 대비 높다는 의미다. 상반기 대부분의 공모주가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형성했다"고 짚었다.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 쏠림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열악하거나 적자기업이 많은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대형주 수급 쏠림이 나타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떨어진 모습"이라며 "공모주의 경우 대부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중소형주로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도 있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