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폐지 줍지 않도록…" 서울시, 폐지수집 어르신에 일자리 지원
2024.06.25 11:15
수정 : 2024.06.25 11: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폐지수집 어르신에게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 일자리를 연계한다.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폐지수집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어르신에게는 평균수입의 2배 수준을 급여방식으로 지급한다.
서울시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폐지수집 얼신에 대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관련 대책 발표 후 추가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사업 규모는 확대하고 지원방안은 구체화한 내용이다.
이번 지원의 가장 큰 축은 더 이상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저강도 노인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무작정 폐지수집에 뛰어들어 빈곤이 장기화 되는 것을 막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전 자치구에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해 일자리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담기관은 자치구 내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활용한다. 특히 익숙한 일을 이어가려는 어르신들의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플라스틱과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유사한 일을 연계한다. 근무 시간은 월 30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폐지수집 활동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60대 어르신들에겐 복지시설도우미 같은 공공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일자리를 연계해 적정 소득을 보장한다.
일자리 연계에도 불구하고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겐 공공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을 연계해 수입을 늘려주는 방식을 적용한다.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은 수집한 폐지를 자치구가 지정한 공동판매처에 갖다주면 판매금액에 보조금을 더해 2배 수준(평균 30만원) 가량의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13개구 1253명이 일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 자치구 1800명으로 1.5배 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일자리에 참여하고 싶어도 다른 지원을 받고 있어 참여 자체가 제한되거나, 기초수급 탈락을 우려해 공공일자리 참여를 꺼리는 어르신을 위해선 다른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결방안을 찾는다.
'폐지수집 어르신 관리시스템'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심층 상담, 맞춤지원, 후속관리가 이뤄지도록 한다.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어르신에 대해선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초기상담을 실시해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으로 1차 연계해 적합한 일자리를 알선하다. 이외에도 월 1회 이상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상태, 필요서비스 등을 확인한다.
보호장비도 없이 야간에 도로 위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안전도 챙긴다.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을 지원해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 사고에 대비한다. 자치구와 협의해 고물상 주변 무단횡단이 잦은 지역에는 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일하다 마땅히 숨돌릴 공간도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서울시 관내 고물상(362개)과 협의해 휴게공간도 조성한다. 고물상 내에 의자, 음수대 등을 갖춘 간이휴게소를 설치하고 각종 복지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서울에는 3000여명의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이 61%로 과반을 넘었고, 80대 이상 47%, 70대 41%, 60대 1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기초수급 및 차상위 30%에 달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고령화시대 어르신들이 폐지수집이 아닌 더 안정적인 일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공급하겠다"며 "정부와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질적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두텁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