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송강호,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현장서 경건…존경해" ①
2024.06.25 12:23
수정 : 2024.06.25 12:23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변요한이 송강호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삼식이 삼촌'(극본/연출 신연식)에서 김산 역할로 활약한 변요한은 2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 지난 19일 16회 최종회까지 전편을 다 공개하고 시청자와 만났다.
변요한은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뒤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부강한 나라를 꿈꾼 김산을 연기했다. 김산은 이상과 달리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절망에 빠지고, 그 순간 꿈을 이루어 주겠다며 다가온 삼식이 삼촌을 만나 새로운 길을 마주한다. 변요한의 흡인력 있는 연기력이 빛난 작품이다.
-'삼식이 삼촌'이 타이틀롤이지만 김산의 비중도 큰 투톱 물이다. 송강호와 비중을 나누는 점에 부담은 없었나.
▶투톱 물이 아니다. 모든 배우의 밸런스가 중요한 작품이다. 함께 할 수 있어서 든든했다. 다들 연기를 잘하셔서 숨 막히는 순간을 느낀 적도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감사하다.
-송강호가 젊은 배우들의 거침없는 에너지에 대해 말했는데 변요한씨는 어떻게 봤나.
▶마음을 던져서 연기하는 걸 너무 많이 봤고 느꼈다. 저의 부족함도 느꼈다. 이만한 현장이 있었을까 싶더라.
-김산의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치열했고 사랑했다.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되게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고 나아가기도 한다. 그게 모든 인물의, 인간의 삶인 것 같다. 김산도 그렇게 자기의 꿈을 이뤘다. 사소하게는 어릴 때 친해도 작은 것 때문에 못 보게 되는 사이도 있지 않나. 시간이 지나서 스쳐 가면서 문득 과거의 대화가 떠오르면 친구가 생각나기도 한다. 삼식이 삼촌은 김산에게 그런 작은 감정, 큰 감정까지 느꼈던 사람이 아닌가 싶다. 김산의 아버지 콤플렉스를 뛰어넘어서 진짜 보고 싶었던 아버지이자 친구가 아닌가 싶었다.
-김산이 삼식이 삼촌을 얼마나 믿었을까.
▶김산은 삼식이 삼촌을 100% 이상 믿었던 것 같다. 믿었기 때문에 싸울 수 있었고 울 수 있었다. 김산이라는 인물 자체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삼식이 삼촌에게만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송강호는 어떤 배우였나.
▶어느 정도 각자 촬영하다가 만나서 촬영한 적이 있다. 워낙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이시고, 선배님 앞에서는 늘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다. 캐릭터를 입고 연기하는 순간에는, 인물로 들어가서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저를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경건하고 현장을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30년 이상 현장에 이렇게 계셨겠구나 싶어서 많이 배웠고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늘 상대의 연기를 박수쳐주고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다. 어떤 일이든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되고 20년이 넘으면 장인이라고 하지 않나. 너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너무 좋은 작품을 남겨주신 것 같아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오직 현장만 생각하는 선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요한은 어떤 선배이자 후배인지.
▶아직 많이 버겁고 두려움이 많다. 후배들에게 패기 있고 싶은 선배인 것 같다.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열심히 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삼식이 삼촌과 김산의 관계는.
▶상황이 관계를 변하게 할 뿐이지,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이 우리를 흔들지만, 마음은 그대로다. 믿으려고 하고 그 믿음이 커지는 것이 김산이라고 생각했다. 삼식이 삼촌을 많이 의지했다고 봤다. 달콤한 이야기를 해주니까 그게 의심스러울 수도 있는데, 삼식이 삼촌의 눈빛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삼식이 삼촌이 김산에게 관심을 가지는 장면이 '피자 연설'이다.
▶입이 닳도록 연습했다. 그래서 툭 치면 나왔다. 처음으로 모든 주요 배우가 앉아서 제 연설을 들어주는 신이다. 그게 거의 초반 촬영이었다. 이게 어떻게 시작이 될지 궁금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너무 즐거웠다. 모니터를 했을 때, 이렇게 바라봐주셨구나 감탄하면서 봤다. 대사가 없었는데 눈빛 하나로 김산의 연설을 봐주시더라. 대본이 한 세 페이지 정도 됐다. 그 연설을 하고 싶어서 제주도로 떠나서 바다를 보면서 연습했다. 손짓발짓 다 해봤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가능할 수 있을까 했던 표현이 현장에 가니까 되더라. 믿어주는 선배님들이 있었다. 여러 가지 감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