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또 '1달러=160엔'...38년 만의 엔저

      2024.06.27 07:00   수정 : 2024.06.27 07:00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엔·달러 환율이 2개월 만에 또 다시 달러당 160엔을 넘어섰다. 엔화 가치는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160엔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현재 160엔 중반대까지 올라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것은 4월 29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1유로당 엔화 가치도 한 때 171엔 대까지 주저 앉았다.
유로가 도입된 이후 엔화 가치는 최저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가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파적 성향의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5일(현지시간)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할 때가 아직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정치 불투명감으로 유로와 파운드 매도가 확대하고 미국 금리의 고공행진 관측으로 달러의 독보적인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지난 13∼14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국채 매입 규모 축소 시점을 내달로 미루며 현행 금융완화 정책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으면서 일본 금융당국이 또다시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의 엔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일방향"이라며 "지나친 움직임에는 필요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885억엔(약 85조원)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일본 당국은 당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을 통해 한 때 엔·달러 환율은 151엔까지 진정시켰지만, 그 효과는 두 달 만에 사라졌다.


최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한 뒤 "양국 통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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