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전 대통령, 마약 밀매 유죄로 45년형

      2024.06.27 06:49   수정 : 2024.06.27 0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55) 온두라스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으로 코카인을 밀반입하는 것을 도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2014~2022년 온두라스 대통령을 지낸 에르난데스는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 형사 법원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기소됐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온두라스에서 미국으로 400t이 넘는 코카인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그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혐의였다.


검찰은 재판에서 에르난데스가 '그링고스의 코앞까지' 코카인으로 채우겠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링고스는 외국인을 지칭하는 스페인, 포르투갈어로 미국인을 그링고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잦다.

검찰에 따르면 에르난데스는 멕시코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과 협력해 미국에 코카인이 운반되도록 하고, 수백만달러 뇌물을 챙겼다.

보수당인 국민당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해왔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 재임 기간 마약상들을 미국에 인도했다는 것을 그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에르난데스는 자신이 온두라스 대통령을 연임하면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했던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그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메릭 갈란드 미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는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그의 권력을 남용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폭력적인 마약 카르텔 가운데 한곳을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갈란드 장관은 이어 "그 대가를 온두라스와 미국인들이 짊어져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법무부가 앞으로도 마약 밀매와 관련이 있는 모두에게 책임을 지울 것이라면서 그들이 얼마나 강력하건, 어떤 사회적 지위에 있건 관계없이 단죄하겠다고 다짐했다.

중남미 전직 관리들이 미국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처럼 체포에서 선고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경우는 이례적이다.

에르난데스는 퇴임 수 주일 뒤 체포됐고, 2년 반도 안 돼 선고까지 이뤄졌다.

이에 반해 멕시코 보안 장관을 지낸 제나로 가르시아 루나의 경우 2019년에 체포됐지만 재판이 지연돼 올 후반에 선고공판이 이뤄진다.
그 역시 시날로아 카르텔에서 뇌물을 받아 마약 밀매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유죄가 확정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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