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광폭행보에 보험M&A시장 탄력받나..남은 매물은?
2024.06.27 16:50
수정 : 2024.06.27 16:50기사원문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하면서 쌓여있던 보험사 매물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험업계에는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매물이 넘쳐나고 있었으나 실제 계약까지 이뤄진 사례는 없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실사에 착수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M&A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에도 매각이 추진됐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ABL생명이 매각된 후 동양생명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ABL생명 매각이 여의치 않자 최대주주인 중국다자보험은 동양생명과 묶어 패키지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8일에도 하나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의 인수합병을 위해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양측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 검토를 밝힌 것과 관련해 28일로 예정된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서 가격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롯데손보 본입찰과 관련해서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금융그룹이 적극적인 M&A행보를 보이면서 하나금융지주, 교보생명 등 그간 보험사 인수 의향을 밝혀온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지 주목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포기한 바 있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악사손해보험 인수에 나서는 등 손해보험사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M&A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에 깜짝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MG손해보험 역시 다음달 본입찰이 예정돼 있어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두 곳의 사모펀드 이외에 인수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을 제외한다면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악사손해보험 정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라 조심스럽지만 실제 매각이 성사된다면 보험업계에 매물이 많이 쌓여있는 만큼 매각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