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시작 코앞인데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 무효표 논란으로 내홍

      2024.06.27 16:05   수정 : 2024.06.27 16: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의회가 후반기 의장직을 놓고 내홍에 휩싸였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끼리 후보로 맞붙어 의원총회만으로 쉽게 끝날 것 같았지만 막판 '무효표' 논란이 제기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제8대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이성룡 의원은 2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총회 결과에 불복해 선거 후보로 등록한 자체가 해당 행위임을 명심하고, 더는 시의회를 파행으로 몰지 말라"라고 경쟁자였던 안수일 의원에게 경고했다.



이 의원은 "당원들에게 사죄해야 할 사람이 투표지 기표를 운운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의힘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며, 자리 욕심의 극치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회 전통을 무시하고 오직 자리 욕심으로 의회 구성을 방해한 것은 훗날 본인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기표 문제는 당시 감표위원과 사무처 직원이 선거관리위원회와 전화 통화를 통해 '유효'라고 답변 받았고, 감표위원도 이를 인정했다"라며 "이어 의장도 유효로 인정해 본회의장에서 의결됐으므로, 더는 확정 의결된 선거 결과를 두고 내분을 일으키는 행위는 삼가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울산시의회 22명의 재적 시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인 의원 20명은 지난 18일 당내 의원총회를 열어 이 의원을 후반기 의장 내정자로 선출했다.

그러나 이 결과에 불복한 안수일 의원이 후보 등록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 의원과 안 의원이 출마한 의장 선거가 지난 25일 본회의에서 치러졌다.

당시 1·2차에 걸친 두 차례 투표에서 재적의원 22명이 정확히 11대 11로 나뉘어 두 후보를 지지했다.

이어진 3차 결선 투표에서도 여전히 11대 11이 나왔는데, 이때 이 후보를 뽑은 투표지 중 기표란에 기표가 두 번 된 1장이 발견됐다.

회의를 주재한 김기환 의장은 "같은 이름에 두 번을 찍은 투표지가 나와 유효인지, 무효인지를 선관위에 문의했는데, 유효하다는 해석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결선투표 결과 득표수가 같을 때는 최다선 의원을 당선자로 한다'라는 울산시의회 규칙에 따라 3선의 이 의원이 재선인 안 의원을 제치고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선거 다음 날인 26일 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 규정에 따르면 기표가 2개 된 투표지는 무효"라면서 "사무직원 실수로 무효표가 유효표로 둔갑해 선거 결과가 뒤바뀌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또다시 의장 선거 결과가 뒤바뀔 상황에 놓이자 이성룡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에 나선 셈이다.

현직 의장단은 이 같은 양측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자문 변호사까지 불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본의회에서 '의결'된 결과이기 때문에 결과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이성룡 의원의 후반기 의장 임기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된다.
반대로 안수일 의원의 경우 법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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