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결혼 뒤 찾아온 진짜 인생…마흔의 방황과 성장 담아

      2024.06.27 18:05   수정 : 2024.06.27 18:18기사원문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릴 적 읽은 공주와 왕자의 동화는 거의 이렇게 끝을 맺는다. 모험으로 가득했던 공주와 왕자의 인생 이야기는 성대한 결혼식과 함께 끝난다.

결혼은 그들 여정의 종착지였고, 흥미진진한 서사의 해피엔딩을 의미했다. 나는 이런 식의 결말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이상의 모험도, 흥미진진한 서사도 없는 삶이 지루한 천국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삶을 어떻게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짧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단 말인가.

동화의 뒷이야기가 늘 궁금했다. '공주와 왕자는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성에서 사는 게 답답하진 않았을까?' '그러다 어느 날 다시 모험을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하지만 질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화가 아닌 현실에선 그런 쓸데없는 궁금증을 품고 사는 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이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일도 제법 많다는 것도 알았다.

질문 없는 삶은 편했다. 동화의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입시와 취업이라는 모험과 고난을 통과했고, 동화 속 공주와 왕자처럼 성대한 결혼식도 올렸다. 이제 남은 건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인 걸까?

그토록 궁금했던 동화의 진짜 뒷이야기가 시작됐다. 오래전 품었던 '쓸데없는 궁금증'이 하나둘씩 풀렸다. 결혼은 시련과 고난으로 가득한 진짜 인생 이야기의 화려한 서막일 뿐 모험의 종착지도, 인생의 해피엔딩도 아니었다. 진짜 이야기 속의 삶은 내가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법을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처럼, 지금은 불행 속을 걷고 있지만 이 길의 끝에는 다른 이들과 비슷한 모습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으며 30대의 시간을 지나왔다. 마흔쯤이면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며.

그러나 힘겹게 도착한 마흔의 삶은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마흔이란 나이는 여전히 흔들렸다. 해피엔딩은커녕 막다른 골목에 막힌 채 나아가지도 멈춰 서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애태우는 나날이었다.

워커홀릭, 육아홀릭, 성장홀릭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까지, 인생 질문과 함께 찾아온 번아웃을 극복하며 내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기까지, 지속 가능하고 지속성장하는 삶을 향해 인생의 두 번째 챕터를 과감히 펼치기까지 마흔의 고민, 마흔의 방황, 마흔의 성장은 계속됐다.


한 생명을 키워내는 일의 중대함과 내 성장, 발전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오늘도 자기 몫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워킹맘 동료, 친구, 후배들. 세상의 기대치에 부응하느라 또 끝없이 나를 증명하느라 애쓰다 지친 선량한 완벽주의자들. 타인의 인생을 사느라 소중한 나의 오늘을 소진하고 정작 진정한 소망과 바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삶의 모범생들. 책임과 의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흔들리고 방황하는 마흔의 청춘들. 꼭 나 같은 우리를 생각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다움으로 나답게, 지속 성장하는 삶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할 당신이 이 여정의 끝에서 더 큰 꿈을 꾸고,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한 성장 원동력을 발견하길 바란다.
과거-현재-미래의 나와 조우하고 화해하는 과정은 가슴 깊이 묻어둔 상처를 드러내고 단단히 뭉친 응어리를 풀어내야 하기에 아프고 힘들 테지만, 진정한 치유와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수진 리더십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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