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 vs "공포마케팅"..韓 vs 反韓 갈등 격화
2024.07.01 16:45
수정 : 2024.07.01 16: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에 맞서 반(反)한동훈 전선에 있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연일 한 후보를 "배신의 정치"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세 후보는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긋난 만큼, 집권여당의 당 대표로 적합하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한 후보는 이들을 겨냥해 공한증(한동훈 공포증)에 걸렸다며 공포마케팅을 통해 당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선 4월 총선 참패이후 내분과 분열로 난파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호(號)를 이끌 새 대표를 뽑는 전대를 앞두고 오히려 극심한 분열 위기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위기가 격화되고 있다. '한동훈 대세론'이 당내 주류 의견으로 자리 잡자, 나머지 당권 주자들이 한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견제구를 던지며 대세론 공격에 나선 것이다.
'배신의 정치'를 꺼내들었던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당 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당정 관계를 어지럽혔다고 맹공을 이어갔다.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을 지적하며 당정 관계가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전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서 취재진과 만나 "한 후보는 당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며 "조금 더 숙련된 당대표가 필요하다. (한 후보는)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파탄났다고 보는 눈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친윤계인 원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 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 후보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도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한 후보가 비윤을 넘어 절윤이라며 한 후보 비판에 열을 올렸다. 윤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한 후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에서 나온 '절윤'이라는 표현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계가 단절됐다, 끝났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세 후보의 공세에 반박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공포마케팅'으로 규정했다. 한 후보는 이날 SNS에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반박했고, CBS라디오에서도 "원 후보께서 2018년 무소속으로 탈당하신 상태에서 제주지사에 나오셨고,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배신자 프레임을 내세운 원 후보의 과거 탈당 이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편 이 같은 네거티브 과열 양상에 대해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용구 윤리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당내 한 의원도 "전당대회에서 생긴 흠집으로 차기 지도부가 타격을 입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