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천국도시'부산… 보는 맛·하는 재미 다 잡는다
2024.07.01 06:00
수정 : 2024.07.01 18:55기사원문
■세계 유수 국제 스포츠대회 성공 개최 이끈 부산
지난 2월 16일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이 하나의 거대한 탁구스타디움으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부산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개최됐기 때문.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 주최로 지난 1926년 처음 열린 탁구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로, 말 그대로 세계 탁구 최강자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국제대회다.
특히 부산에서 연 이번 대회는 한국 탁구에도 의미 있는 해였다. 2024년은 한국 탁구가 100주년을 맞은 해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세계탁구대회 개최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비록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최가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부산시는 차기 대회 유치전에 다시 도전했다. 다시금 진행된 선정 투표에서 부산이 97표로 최다표를 받으며 재유치에 성공했다. 한번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부산은 이 대회를 두번 준비한 셈이다. 그 결과, 빈틈없는 준비와 매끄러운 진행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대회였다는 탁구 전문가들과 세계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47개국 관계자 2000여명이 참가했으며 대회 열흘간 입장 관중 3만명에 주요 경기 관중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은 '2004년 광안리 스타리그 신화' 등의 영향으로 e스포츠 도시로도 명성이 높다. e스포츠는 20여년 전부터 게임 대회의 프로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며 오늘날 한 분야의 스포츠 산업으로 자리했다. 그런 e스포츠와 부산은 인연은 깊다.
특히 2020년 개관한 지방 최초 e스포츠 전문경기장 'BRENA'를 개설한 이래 꾸준히 세계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녈' 약칭 MSI 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며 다시금 게임도시로서의 명성을 높였다. 이는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국제대회로, 부산 대회에서는 총 33개국, 608명의 선수단이 출전했으며 대회 기간 2만 6000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2년 만에 다시 WCG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 여파와 개편 이슈 등으로 대회 규모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11개국 선수단 178명이 출전해 15개 종목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여 현장을 찾은 2만여명의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보는 재미 넘어 '하는 재미' 부산시 생활스포츠 정책
시는 민선 8기 취임 초부터 시민 누구나 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춰 '생활체육 천국도시 부산'을 만들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시민들의 생활체육 참여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종 스포츠 진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부산 워케이션 사업 고도화와 체육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박인비·유소연 초청 부산 워케이션 골프 티칭데이'가 많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다. 이는 전국 최초로 지역 워케이션 사업과 스포츠를 융합 시도한 정책이기도 하다.
티칭데이는 지난달 13일 오전 해운대비치CC에서 열려 박인비·유소연 프로와 시 관계자를 비롯해 1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한 워케이션 참여자는 "회사 워케이션 장소가 부산이라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바다가 보이는 푸른 그린 위에서 월드스타 박인비 프로의 노하우 전수를 받으니 '살기 좋은 부산'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며 소감을 전했다.
부산을 알리는 스포츠 융합 체험사업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쉽게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시는 '15분 도시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생활체육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업 요지는 시민 누구나 일상 속 체육시설을 '15분 생활권' 내에서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시는 영도구 외 5개구의 공공용지를 활용해 총 50억원을 들여 체육시설 11곳을 건립,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체부 지원으로 건립하는 '신평장림체육관'과 '반다비체육센터'가 개관을 했거나 앞두고 있으며 구·군 국민체육센터도 8곳을 확충해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개보수도 총 57개 시설을 선정, 공사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체육활동을 돕기 위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들에 매달 스포츠강좌 10만원 이용권 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스포츠강좌 이용권'은 지난 2021년 집행률이 47%로 미진했으나 이듬해 75%로 부쩍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94%로 상당히 이용이 활성화된 모습을 보인다.
장애 장벽 없는 체육시설 조성도 한참 진행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시는 '대학 연계 체육시설 개방' 사업을 마련, 지난해 경성대와 신라대 2개교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체육시설을 개방 운영했다. 또 구·군 장애인체육회를 2곳 확대 설립해 지역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재구조화에도 나선다.
■'생활체육 천국도시 부산' 완성을 위한 미래 계획
시의 15분 생활권 조성에 맞춰 '우리동네 체육시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부산 생활체육 포털 시스템이 내달 정식 오픈한다. 이는 사용자 위치 기반의 동네별 체육시설 정보를 알려주는 플랫폼이다.
아울러 시는 25년 만에 전국체전을 유치해 내년 10월 대회를 앞두고 별도 전국체전기획단을 신설해 본격적인 체전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전국체전을 계기로 시역 내 상대적으로 부족한 종목의 경기장 인프라도 개·보수 및 신설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악, 스쿼시, 테니스 등 3개 종목은 경기장 신설이 확정됐다.
이 밖에도 남은 과제로 롯데자이언츠 홈구장,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과 기장군에 지어질 국내 유일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도 빠질 수 없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현재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오는 2026년 초 착공해 이듬해인 2027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시는 상업시설과 박물관, 체육시설 등 주변 일대를 복합시설로 개발해 경기가 없는 날에는 축제, 이벤트를 여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지닌 구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은 한국야구 100년을 기념해 관련 기록물을 담은 국내 유일한 시설로 지난해 문체부의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최종 통과했다. 올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각종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유일 KBO 공인 명예의 전당을 품게 된 시가 이러한 인프라들을 바탕으로 지역 스포츠를 얼마나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