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측에 베팅하는 美 가상자산 업계 왜?

      2024.07.02 10:16   수정 : 2024.07.02 17:01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 정부 규제에 지친 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금 모집 행사 저녁자리에서 한 번에 30만 달러(약 4억 원)를 지불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측이 트럼프가 가상자산 지지자이고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상자산 시장의 혁신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고 혁신을 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블록체인 기업 리플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CLO) 등 미국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발언에 크게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이 가상자산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처럼 가상자산 업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마음이 기운 것은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의 규제에 지쳤기 때문이다.
겐슬러 위원장의 SEC는 가상자산 기업은 물론,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옥죄면서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플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소송 때문에 소송 비용으로만 1억 달러(약 1385억 원) 이상을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측은 가상자산 업계의 이같은 니즈를 파악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 가상자산 정책을 펼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치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현재 최소 16명의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가 가상자산 업계를 위한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SEC 위원장으로 지명될 수 있는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 정부 시절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낸 J.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와 히스 타버트도 포함된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SEC 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에서 CLO로 일하고 있는 댄 갤러거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캠프의 친 가상자산 업계 행보를 백악관에 알리고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백악관측은 CNBC에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부 관리들과 가상자산 업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로빈 패터슨은 "바이든 대통령은 신기술과 관련된 위험으로부터 소비자와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디지털 자산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사상 최초의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시작했다"라고 강조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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