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북러동맹 대응? 굴복 혹은 경고뿐이었다”
2024.07.02 18:19
수정 : 2024.07.02 18: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2일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한 것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주어진 선택지가 ‘굴복’과 ‘경고’뿐이었다고 토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북러조약을 사전에 외교적으로 막지 못한 이유를 따져 묻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외교적으로 둘 중 하나밖에 없었다. 옛날처럼 러시아에 대해 꼼짝 못하고 완전히 굴복하든지, 러시아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경고하고 제재 의지를 보이든지”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무기를 제공받기 위해 지난해 북한과 군사협력을 맺은 가운데 지난달 18~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북했다.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유사시 군사개입과 군사협력 확대를 내포한 조약을 체결해 우려를 낳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북러가 밀착하는 만큼, 우리 정부로선 국제사회와 함께 규탄과 제재를 가하는 선택지밖에 없었다는 게 한 총리 발언의 취지로 읽힌다.
한 총리는 “둘 중 하나로 정했으면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 민주당은 집권을 안해본 당이 아니니 안보능력이 있지 않나. 여야가 합심해야 한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일 원하는 게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의견분열, 국회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들에게 끼어들 여지를 줘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한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힘에 의한 평화를 전임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며 강조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가 대북 대화에 치중한 것에 대한 평가를 묻자 한 총리는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키 위해 노력한 정부로, 이전에 없던 ‘탑다운’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하나의 시도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제재를 통해 대화로 나오게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때 한국은 제재 완화를 주장해 일종의 왕따가 되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대화를 하려면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북한에 압력을 넣었어야 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 기간 북한은 계속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했다. 대화로만 해결한다는 게 결국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고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와 우리 동맹·협력국들과 적극 협력해 억지능력을 키우고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힘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현 여건에서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북러 모두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힘에 의한 경고와 제재, 이를 바탕으로 대화를 끌어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북러조약으로 인해 힘을 얻고 있는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 총리는 “핵무장 의견이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조금씩 나오는 건 맞지만, 비핵화를 가치로 삼는 국제사회와 배치돼 현 단계에선 문제가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해 4월 한미 워싱턴선언을 언급하며 “모든 재래적 무기와 핵을 포함한 강력한 억지력을 만들기로 했고 핵협의그룹(NCG)도 만들어 노력하고 있는 현 단계에선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