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라고 애원했는데... 아내 숨질 때까지 돌 던진 비정한 남편

[파이낸셜뉴스] 아내를 바다에 빠뜨리고 돌을 던져 살해한 3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 징역 2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재권)는 지난 6월 28일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A씨(31)에 대해 징역 2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2시 40분께 인천 중구 잠진도 제방에서 30대 아내 B씨를 바다에 밀어 빠뜨리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머리를 향해 수차례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A씨는 119에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온 사이 아내가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아내를 향해 큰 돌을 여러 차례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실제로 B씨의 머리에서는 돌에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

외도 사실을 아내에게 들킨 A씨는 과도하게 감시받는다는 생각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아내가 명품 가방을 샀다는 사실을 알고 여행 당일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일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해 바다에 빠뜨려 실족사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아내를 데려갔고 범행 직전에도 휴대전화로 물때를 검색해 보는 등 치밀하게 계획했다"며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돌을 던지자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애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큰 돌을 들어 올려 피해자의 머리로 던져 살해해 범행의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만약 군 감시자료인 CCTV에 촬영된 영상이 없었다면 피고인이 의도했던 것처럼 실족사로 처리됐을지도 모른다"며 "피해자의 부모에게 3600만원을 합의금으로 지급하기는 했으나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과 피해의 중대성에 비춰 감형 사유로 참작하기는 어렵다"며 형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e-mail]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