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곁 '중랑천 노숙' 베트남 여성 징역 9월...검찰, 항소 "양형 부당"

      2024.07.03 16:50   수정 : 2024.07.03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변에서 2년 동안 노숙해 오다 구청 직원들의 퇴거 요구를 받고 홧김에 창고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돼 징역 9년을 선고받은 베트남 이주 여성에 대한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공용건조물 방화 미수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돼 징역 9월을 선고받은 베트남 이주 여성 현모씨(44)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용건조물인 창고를 불태우려고 하고 창고 안에 있던 공용물건인 전기카트를 망치로 파손하는 등 범죄가 중대한 점과 피고인이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하였던 점, 피고인이 창고를 방화하려고 함으로써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을 발생시킨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3년을 구형하였으나 선고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항소 이유를 밝혔다.

중랑천 근처에서 2년여 전부터 노숙해 온 현씨는 지난 3월 중랑천 시설 관리 직원들의 퇴거 요구를 받은 뒤 직원들이 쓰는 창고에 불을 질러 구속됐다.
현씨는 2007년 한국에 입국해 지적장애가 있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2013년 아이를 낳고 귀화했다.
시어머니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한 현씨는 2016년 이혼하고 집을 나와 노숙인 쉼터와 고시원 등을 떠돌았다. 노숙인 쉼터에서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현씨는 2년여 전부터 중랑천변에 텐트를 치고 행인들의 적선을 받으며 노숙 생활을 이어 왔다.
노숙 장소를 중랑천 변으로 고른 이유는 아들이 사는 곳과 가깝기 때문이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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