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개척"… 현대차, 인니서 전기차 밸류체인 완성

      2024.07.03 18:33   수정 : 2024.07.03 18:33기사원문
"우리는 '믐부까 잘란 바루(Membuka jalan baru·새로운 길을 개척한다)'의 정신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위치한 HLI그린파워 준공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고, 현지 생산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해 의미를 더했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으로 올 2·4분기부터 배터리셀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오는 17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출시하는 코나 일렉트릭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되는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일본 업체들이 장악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다.

■인니 전기차 밸류체인 완성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을 준공했고, 이번에는 HLI그린파워가 양산에 본격 돌입하면서 배터리셀에서 전기차로 이어지는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를 완성했다. HLI그린파워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중에선 최초로 배터리셀에서부터 배터리팩, 완성차까지 현지 일괄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즘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있지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좀 더 잘 노력해서 다른 동남아에도 진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공략의 전초기지로 선택한 이유는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자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인 니켈의 매장량 및 채굴량 세계 1위 국가로 원자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인구가 아세안에서 가장 많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생산해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전기차 기술의 내재화는 배터리, 모터 등 거의 다 우리 기술로 하고 있다. (다만) 자원에 있어서 소재나 이런 것들이 해외 의존성이 크다"면서 "인도네시아에는 니켈, 리튬 등 광물자원도 있어서 그 부분을 잘 이용해서 많은 확장을 가져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자원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항공교통(UAM)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日장악 아세안 시장 판 흔든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지역은 도요타를 중심으로 일본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곳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이 같은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자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및 배터리셀 공장을 완공하는 등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 같은 선구안은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작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의 전기차 생산량은 7560대로 중국 울링(7423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가 인도네시아에 본격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이어 아이오닉6 투입, HLI그린파워에서 만든 배터리를 넣은 코나 일렉트릭 현지생산 등을 통해 전기차 선도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국가별, 지역적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일본이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전 세계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전략과 크게 다르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결국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최고의 품질과 성능, 원가 측면에서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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