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IBK·신보, 선박 내비게이션 '투자 홀릭'

      2024.07.04 08:05   수정 : 2024.07.04 1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BNK금융그룹과 IBK금융그룹 등이 선박용 내비게이션 기술에 투자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는 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투자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EU는 유럽탄소배출권거래(ETS) 시장의 거래대상에 운송산업을 포함했고, 한국은 내년부터 위탁거래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BNK벤처투자, IBK기업은행(IBK창공), 신용보증기금, 아이파트너즈는 부산 소재 선박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맵시'의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 참여했다.

맵시는 태블릿으로 선박 내비게이션 구동이 가능한 기술을 가진 곳이다.
인공위성 등으로 전 세계 해상의 선박 움직임을 지도상에 실시간으로 구현한다. 독일과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항해사 및 선장 출신 전문가가 모여 창업한 사례로, 해운업계 탄소금융 적용과 자율 탄소배출권 가치 평가 등에서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맵시는 이번 시리즈A 투자에 이어 하반기 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맵시의 기술은 부산항, 싱가포르항처럼 복잡한 구조의 항만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인근 선박과의 거리, 인근 선박의 속도와 방향 등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구현돼서다. 어떤 방향에 인근 선박이 위치하는지 인공지능(AI)이 예측하고 경로를 추천한다.

맵시는 전 세계 해상에 데이터 인프라망을 만드는 게 목표다. 지금은 인공위성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선박 내비게이션의 점유율이 올라가면 앱을 통해 전 세계 선박의 가동 정보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특정 해역과 조류, 기상 상황 등이 반영된 상태에서 선박의 엔진 토크와 움직임에 관한 세부적인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BNK금융은 맵시가 축적하는 '데이터'에 주목해 투자했다. 해양 테마를 기반으로 미래 스마트선박 및 자율주행 선박의 기술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IBK기업은행은 탄소금융 협업과 유럽진출에서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해운 금융 서비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현물과 선물 운용 전반을 다뤄 선박의 탄소 배출량 계산을 넘어 금융 거래에서 차별화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맵시는 선박 내비게이션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려 선박 운항 데이터를 확보하고, 지구인은 이 데이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개한다.


김지수 맵시 대표는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EU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규제 폭이 확대된다”며 “선박 내비게이션 기술과 블록체인 기반의 배출권 거래 플랫폼이 결합하면 강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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