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파행에 개원식도 취소…꽁꽁 얼어붙은 22대 국회 어쩌나

      2024.07.05 06:00   수정 : 2024.07.0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사흘 내내 파행을 빚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회에 집결한 일부 정부 국무위원들은 질문조차 받지 못 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여당은 당초 예정된 국회 개원식마저 불참을 선언하고 윤석열 대통령에도 불참을 요청했다.

이에 국회 개원식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협치가 실종돼 시계제로 상태에 빠진 정치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파행, 또 반쪽'...협치 깜깜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세번에 걸쳐 진행된 대정부질문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2016년 20대 국회 당시 대정부질문 둘째날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다가 정회가 선언된 적은 있지만, 3일 내내 파행된 건 이례적이다.

첫날인 2일 진행된 정치·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논평 중 '한미일 동맹' 표현에 문제를 제기, "정신나간 국민의힘"이라고 발언해 여당의 반발을 사면서 정회됐다.

둘째날과 셋째날 대정부질문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지난 3일에는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상정됐고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 대정부질문 일정 자체가 무산됐다.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전날에는 여당 반발 속에 필리버스터가 종결되고, 채 상병 특검법이 의결되면서 여야 갈등 속 일정이 취소됐다.

지난 5월 30일 개원한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여당의 보이콧'과 '야당의 일방 상임위 운영'이라는 사태를 맞이했다. 개원 한달여 만인 지난 달 27일 국회가 정상화 됐지만, 이후 일주일 내내 회의 석상에서 고성과 막말이 난무하는 등 여야 갈등은 날로 치솟고 있다.

■"여야, 파국 향해 무한질주" 파행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협치와 민생이 실종된 22대 국회에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각종 민생경제 문제와 의정갈등 등이 도마에 오를 예정이었던 경제 및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의 파행은 국민들에게 허망함만 남겼다는 지적이다.

최수영 정치론가는 "국회가 선진화가 아니라 퇴행화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박상병 시사평론가도 "정치 파국을 향해 여야가 무한질주하고 있다. 역대급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유례없는 험로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 평론가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따지기도 어렵다. 어느 한쪽이 파국을 맞을 때까지 이어지는 대치"라며 "특히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이 100만 명이 넘어선 만큼, 시민간의 갈등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평론가는 "7월과 8월에는 기싸움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7월말까지는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걸 막을 수 있는 변수가 없다"고 했다.

그나마 오는 7월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8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정국 분위기를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평론가는 "여야가 전당대회를 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면 채상병 특검법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대응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 책임론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라며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건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이 야당에게 먼저 손 내밀 마음이 없다면 파국은 지속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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