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댄스 배틀로 한바탕 꺄르르…"우리 교실엔 사이버 왕따 없어요"

      2024.07.05 04:00   수정 : 2024.07.05 04:00기사원문

"친구들과 게임으로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 알 수 있어 좋았어요"

지난달 24일 오후 1시30분, 인천 청호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춤을 추고, 분주하게 게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서는 사이버 학교폭력이 더욱 심각해짐에 따라 이에 초점을 맞춰 사이버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으로 '핑미업'(핑거지키미와 업의 합성어로 우리의 또 다른 인격인 손가락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이라는 구호 아래 '교실에서 찾은 희망 시즌 2'를 새롭게 론칭해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학교 폭력 없는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게임으로 알아가고 있었다.

학생들은 게임을 하느라 시끌벅적했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친구들의 말에 경청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 학급 학생들이 했던 '우리 사이 빙고핑미업' 보드게임은 학생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역할극과 빙고게임을 접목해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다룬다.


학생들이 직접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친구들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보드게임 후 학생들은 자신들이 느끼고 생각한 걸 토대로 학급회의를 통해 사이버 학교폭력 없는 즐겁고 평화로운 교실을 위한 학급 그라운드 룰을 세우고 실천한다.

학생들이 직접 세운 대표적인 그라운드 룰에는 'SNS에서 대화할 때 실제 마주보며 대화하듯 말을 조심하자', '친구의 핸드폰을 허락없이 만지거나 보지 말자', 'SNS에 친구를 놀리는 게시물을 올리는 행동은 하지말자', '사이버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하자' 등이 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장하윤양(13)은 "그냥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활용해 핑거댄스로 춤추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아무래도 사이버 상이다 보니까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아무리 친해도 심한 말을 하지 않고 친구를 존중하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백이룸양(13)도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갈등은 모두 사소한 잘못에서 시작하는 것 같은데, 사과는 인정과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는 우리의 손가락에서 시작하는 사이버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의미로 협력 활동인 핑거댄스 콘텐츠가 추가됐다.

학생들은 캠페인송에 맞춰 학급별 핑거댄스에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법을 자연스레 배우게 되고 친구들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시즌 1과 시즌 2 캠페인에는 전국 4631개 학급에서 10만4654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참여했다.
시즌 2에서는 학생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드게임을 통한 참여형 예방교육을 강화했다.

아울러 시즌 2에는 도미노피자가 후원에 참여해 사이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생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냈다.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 실장은 "앞으로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은 즐겁고 평화로운 교실문화를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하게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궁극적인 정책 변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사이버 학교폭력에 직·간접적인 노출 가능성이 높은 아동, 청소년들이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을 통해 각종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래 관계에서 올바르고 건강한 사이버 문화를 형성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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