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수주 금융지원 발표, 수출 문 활짝 열어야
2024.07.04 18:49
수정 : 2024.07.04 18:49기사원문
이 작업의 중추가 될 수은의 역할도 강조했는데 경제외교, 공급망 안보를 적극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수은을 '수출입'을 넘어 '국제협력' 금융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밝힌 대로 지금 글로벌 대외환경 변화 바람은 태풍급이다. 지정학적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첨예하고 자국 우선주의 바람으로 세계 곳곳에서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 쌓고 있다. 유럽의 극우 돌풍,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가능성도 큰 리스크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발작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이런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가와 환율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하반기 여러 리스크로 미국 달러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에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90원을 넘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유가의 경우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 부족 문제로 계속 들썩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비상한 각오와 함께 강한 실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나마 반도체 산업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수출에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점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수출 훈풍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돼야 성장도, 일자리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그래봐야 2%대다. 최악의 저출산 여파로 2040년이면 0%대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기 전망이 더 나쁜 상황이다.
새로운 수출 모멘텀을 찾는 것은 당면과제다. 방산, 원전, 건설 등의 수출과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수주 산업에 청신호가 켜지면 국산 설비 업체, 원자재 부품 기업까지 덩달아 수출에 도움을 받는다. 시장도 미국과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자원부국인 신흥국, 아프리카, 유럽 등이 그 대상이다. 수주 산업은 그동안 외화를 획득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최근 중동, 유럽 등에서 수주 낭보가 전해졌는데 쾌거가 잇따르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 금융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정부의 정책금융과 보증 지원 없이 대형 수주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은이 정책금융 한도 초과로 지원을 못해주면서 폴란드 방산 수출이 좌절될 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까스로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해결됐지만 더 늦었다면 크나큰 국가적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수주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금융 지원을 넘어 정부의 선제 대응도 절실하다.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늘리고 폭넓은 통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외교력을 총동원해 기업의 해외 수주전에 큰 힘이 돼야 할 것이다. 민관이 똘똘 뭉쳐 수출시장을 더욱 활짝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