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與 국회 개원식 불참으로 맞불

      2024.07.04 20:26   수정 : 2024.07.04 20: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야당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이 다시금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반대해 표결에 불참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통과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제22대 국회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도 요청했다.

결국 제22대 국회 개원식은 연기됐다. 채상병 특검법 역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로 한동안 정국은 얼어 붙을 전망이다.

국회는 4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재적의원 190명 중 찬성 189인, 반대 1인으로 가결됐다. 이로써 채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첫 법안으로,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다시 한번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안철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강제 종결과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곽규택 의원이 마지막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었는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어겨가며 민주당이 시키는 대로 의사진행을 하며 끝내 파행을 만들었다"며 "여도 야도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 역할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단독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을 '정치폭력'으로 규정 짓고 비판에 열을 올렸다. 추 원내대표는 "입법 횡포를 넘어 헌법질서 근간을 파괴하는 위헌적 정치폭력에 대한민국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연단에서 단체로 항의를 한 국민의힘이 오히려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 행동을 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냉정하게 평가하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저희들이 만류했지만 상황이 진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건의할 방침이다.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건의 여부에 대해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여야의 대립에 오는 5일 열릴 예정이던 제22대 국회 개원식은 일정이 연기됐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반쪽짜리 개원식을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진행해온 바 있다.

여야 갈등의 골은 향후 더욱 깊어질 여지가 충분하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수사당국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미진할 경우 자신이 직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위헌성 때문에 재의결이 부결됐으면 헌법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일텐데 오히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며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고 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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