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연대 '“극장 깜깜이 정산·폭리" 주장..극장업계 "사실 아냐. 어떤 업계보다 투명" 반박
2024.07.04 23:33
수정 : 2024.07.04 2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15개 단체로 이뤄진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가 4일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3사가 '깜깜이 정산'을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영화인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장 측이 영화배급사 및 제작사에 대하여 각종 할인과 무료티켓 등의 프로모션에서 발생하는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통상 영화산업에서 극장과 같은 상영사업자는 총관람료 수입에서 부가세 등을 빼고 남는 돈을 배급사와 나눠 갖는다.
영화인연대는 “이들 극장 3사는 팬데믹 기간 코로나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익 악화를 이유로 세 차례에 걸쳐 티켓가격을 급격히 인상했다”며 “이러한 티켓가격 인상으로 관객들의 부담이 커지며 영화 선택의 폭이 좁아져서, 관객은 감소하고 대작 영화 중심의 양극화와 스크린 독과점이 심화되는 악영향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또 “극장 3사가 티켓 가격의 급격한 인상과 더불어 티켓 판매로 발생한 매출을 투자·배급사(제작사·창작자 수익 포함)와 분배하는 과정에서 깜깜이로 일관하며 불공정한 정산을 하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각종 할인을 통해 판매된 실제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영화인연대’가 제기한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무엇보다 영화 시장은 그 어느 업계보다도 투명한 시장"이라고 반박했다.
"고객이 영화관에서 발권하는 순간 발권가액이 영진위 통합전산망으로 넘어가며, 극장은 이 발권가액을 중심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정산하고 있다. 이에 영화인연대가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금 정산 과정에서 깜깜이로 일관하며 불공정한 정산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국상영발전협회 "일방적 주장, 근거 없는 의혹만으로 불필요한 논쟁 유감"
또 "극장은 표준 영화상영기본계약서에 따라 부금 정산 시 정산에 필요한 세부 내역을 배급사에 제공하고 있다"며 "배급사에서 추가 내역 요청 시 통신사와 제휴사 등 타 계약 관계에 문제가 되지 않거나, 영업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 선에서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극장에서 시행하는 할인마케팅 또한 배급사와 논의해 진행하고 있다"며 "통신 할인 및 각종 카드 할인에 따라 극장이 통신사 및 카드사로부터 보전 받는 금액은 배급사와 공정하게 정산해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극장과 배급사 간의 정당한 영업 활동이 위축돼 할인 혜택이 줄어든다면, 그 불이익이 관객들에게 돌아가 관객 감소라는 부정적인 연쇄 영향을 미칠까 심히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앞서 영화인연대는 "티켓 가격이 올랐음에도 객단가(영화티켓 평균발권가격)는 오히려 낮아져서, 투자·배급사, 제작사, 창작자 등 영화생태계의 수많은 구성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줄어드는 어이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가격은 올랐으나 객단가는 떨어졌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며 "극장에서는 시간별, 연령별, 직군별, 요일별, 좌석별 다양한 가격대를 아우르는 요금테이블을 운영중이며 단순 성인 요금만으로 전체 영화관람 요금을 판단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영화인연대가 주장하는 극장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극장은 코로나19 기간 극심한 관객 감소로 1조원대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희망퇴직, 무급휴직, 영업시간 단축 등 생존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지만 어려움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의혹만으로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는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영화업계에서는 영화 관람객수 감소를 단지 영화 티켓 인상만의 문제론 보진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영화의 위상 변화, 달라진 관객의 취향과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영화 자체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흥행 실패에 따른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 축소가 걱정"이라며 "내년, 내후년에 개봉할 한국영화가 몇편이나 될지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