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만 강한 팀은 강팀이 아니다 … 7년만의 전반기 선두 KIA가 그것을 증명한다

      2024.07.05 05:30   수정 : 2024.07.05 11: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말 그대로 '잇몸의 승리'다. 아슬아슬 외줄 타기 같았던 KIA 타이거즈의 선두 수성은 결국 슈퍼 잇몸들이 지켜냈다. 무려 7년 만의 전반기 선두 마감이다.

그리고 전반기 선두 마감이라는 의미는 올 시즌 KIA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에 전반기 1위를 차지한 팀은 35번 중 무려 21번이나 우승했다. KIA도 마찬가지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전반기 1위를 차지한 경우 무려 4차례(1989·1991·1993·2017)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1989년 이전에는 단일리그가 아니어서 제외). 즉 8부 능선이라고 표현은 못해도 5부 능선 정도는 넘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런데 이번 KIA 타이거즈 선두 수성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뎁스다.
작년 LG 트윈스도 그러했지만, 현대 야구의 핵심은 뎁스 야구다. 더 이상 투수들·야수들의 부상이 있을 경우 선수들은 무리해서 경기를 뛰지 않는다. 전 경기 출장 선수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마운드·타선에서 더블스쿼드를 보유한 팀만이 우승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구 삼성전은 KIA의 강점을 여실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나성범의 대주자로 들어간 박정우가 9회 오승환을 상대로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형우 대신 들어간 홍종표 또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삼성 오승환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이우성을 대신해 들어간 변우혁은 5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후반에 대주자를 쓰는 것을 전혀 망설이지 않는다. 행여나 팀에서 비중이 큰 나성범, 최형우를 빼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박정우, 홍종표 등이 제 몫을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KIA는 경기 후반 마음껏 작년 야구를 펼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나성범, 김도영, 이우성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임하고 있지만, 작년과 다른 점은 누가 빠져도 대체가 가능한 야수진 뎁스가 구성되어있다는 점이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황동하가 이의리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웠다. 황동하는 올 시즌 무려 55.2이닝을 던졌다. 이의리의 공백을 상당부분 메워줬다. 평균 자책점도 4.53. 이날 경기에서 황동하는 3.2이닝 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 볼넷 1개 무실점으로 KIA 마운드를 지켜줬다. 3-3 동점에서도 전혀 긴장하는 내색 없이 마운드를 지켰고 그것이 KIA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작년 KIA 타이거즈는 시즌 후반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시즌 초반에도 김도영, 나성범의 부상으로 고전했고 시즌 내내 5~6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주전 멤버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 선수가 많은 것도 비슷하다. 달라진 것은 팀의 두께 차이다.


이제 주전만 강한 것은 의미가 없다. 뎁스가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다.
KIA 타이거즈가 강력한 뎁스 야구를 바탕으로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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