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생산 차질 막아라"… 산업계, 폭우 대비태세 돌입
2024.07.07 18:15
수정 : 2024.07.07 21:12기사원문
올해 장마가 불규칙적인 집중호우를 보이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업장마다 '물폭탄' 비상령이 내려졌다. 주요 기업들은 단기간 폭우가 쏟아질 경우에 대비해 일제히 취약 시설 안전점검에 나섰고, 정전과 침수 대응을 예년보다 강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에너지·철강, 비상 대응 매뉴얼 구축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최근 장마철을 앞두고 취약 설비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전기실 벽면 및 천장 빗물 누수 여부 확인, 냉천 제방둑 설치 상태 점검 등을 통해 정전에 대비했다"며 "지붕과 벽체의 컬러 시트 고정 상태를 확인, 강풍 피해를 사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인 울산 컴플렉스(CLX)를 폭우로 인한 기온 하강에 대비, 공정 가동에 필요한 온도 유지를 위해 평소보다 많은 스팀(증기)을 여유 용량으로 미리 확보했다. 폭우 예보 시 도로·배수로를 점검하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지정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근무자들에게 사전 안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집중 폭우·태풍을 대비해 특별대책팀 TF를 구성한다. 주요 배수로에 통수능 확보 및 맨홀, 구덩이 등 배수로 토사 및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시나리오별 사전준비를 통해 안전을 강화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호우·태풍에 의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 중지 △각종 시설물·표지판·자재 등 결속상태 점검 △배수로·배수시설 사전 점검 및 정비 등 내부 안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LG화학도 공장별 장마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자연재해 관련 비상 대응 매뉴얼 구축을 마쳤다. 이를 위해 배수로 점검, 입간판 고정 및 날릴 수 있는 물건 제거, 번개에 대비한 피뢰 및 접지시설 점검, 정전에 대비한 비상 조명 시스템 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업계, '침수 피해' 전방위 사수
소량의 비 피해도 치명적인 전자업계는 반도체, 가전, TV 등 주요 사업장 점검에 일제히 나섰다.
삼성전자는 △배수·우수로 정비 △차수판·배수펌프 등 침수 예방시설물 확보 △옥외 시설물 고정 작업 △비상대응조직 실시간 정보 공유 등 풍수해 대응책을 준비했다. LG전자는 폭우 및 태풍 대비 차원에서 사업장 내 설치된 우수관·배수로·배수펌프 등의 시설 점검 활동과 더불어 입간판·현수막 등 구조물 안전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사업장 내 지하주차장 등 침수 위험이 높은 저지대에는 침수 방지막 설치를 준비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배수로·우수구, 사내 시설물 안전 점검 등을 실시한 가운데 점검 사항을 토대로 비상 대응 프로토콜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유사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현대차는 올 6월 초부터 장마 기간을 미리 예측, 국내외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 25일까지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전 사업장에 걸쳐 건축물 및 각종 설비의 붕괴, 침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붕·벽체, 담장·유리창·배관·지하매설물·전기설비·가스 및 위험물 저장시설·차수판·배수 펌프 등을 점검토록 했다. 공장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점검과 동시에 9.84㎞ 길이의 내외부 배수로를 준설하고, 41개의 침사조도 지었다.
이와함께 펌프장 10개소, 차수판 9개소, 유틸리티 메인 브릿지 128개소 등 문제점을 보완했고 배수펌프 39대, 모래주머니 8500개를 보충하는 등 비상자재도 점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5월부터는 호우를 대비한 별도의 비상 조직을 구성, 상황 발생 시 시나리오를 정립하고 긴급연락망도 수시 점검하고 있다"며 "장마 기간 기존 5개소 운영하던 스마트모션센서를 7개소로 늘리는 등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박소연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