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엔비디아 노리는 K팹리스...반도체 종주국 美서 성과

      2024.07.07 18:23   수정 : 2024.07.10 12:39기사원문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잇달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팹리스(Fabless)는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직랜드가 최근 미국 파이튠즈와 무선통신용 멀티밴드 고주파집적회로(RFI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직랜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튠즈는 '인도어 커넥티비티(Indoor Connectivity)' 분야에 강세를 보이는 업체다.

무선통신을 위해서는 통상 △RFIC △베이스밴드 △프로세서 등 3개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 중 에이직랜드가 파이튠즈에 공급하기로 한 RFIC는 안테나를 통해 들어온 신호에서 잡음을 제거하고 미약한 신호를 증폭해 베이스밴드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에이직랜드 관계자는 "전 세계 팹리스 시장 7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진출은 북미를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피엔반도체는 글로벌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엔진 업체와 상보성금속산화반도체(CMOS) 백플레인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LED 픽셀 어레이 구동칩(드라이브IC)에 주력하며 국내외 150여개 특허를 보유했다.

CMOS 백플레인은 스마트글라스 등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엔진에 특화된 반도체 기술이다. 사피엔반도체는 내년 상반기 중 주문형반도체(ASIC) 샘플을 공급한 뒤 하반기부터 관련 제품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피엔반도체 관계자는 "증강현실(AR) 기기를 중심으로 마이크로LED 수요가 늘어나고 여기에 쓰이는 CMOS 백플레인 역시 주목을 받는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개발하게 될 제품은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등 해외 각지에 활발히 수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투자를 강화하는 사례도 있다. 파두는 최근 미국 자회사 이음에 63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음이 추진 중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음은 파두가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자회사로 CXL 스위치 등 CXL 기반 반도체 제품을 만든다.
CXL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 간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주고받기 위한 차세대 표준 기술이다.

파두 관계자는 "CXL 스위치는 데이터센터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다양한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핵심 반도체"라며 "CXL 스위치를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삼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세한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최근 내수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뒤 잇달아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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