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생산 차질" 파업 강행 삼성전자 노조, HBM·파운드리 추격에 찬물

      2024.07.08 16:20   수정 : 2024.07.08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 '생산 차질'을 목표로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반도체 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파업 참가 노조원이 전체의 20%에 불과할 만큼 파업 동력이 약한데도 노조 가입자의 차등 임금인상 등 무리한 요구로 제조 경쟁력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당장의 생산 차질은 없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수주 분수령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사업 피해에 대한 노조의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삼노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이어질 예정이다.

전삼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총 노조원수는 3만657명이었다. 노조는 총파업 참여인원을 6540명으로 추산했다.
이를 토대로 하더라도 파업 참가율은 21%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생산직인 설비·제조·공정 직군 5211명이 참가했다고 전삼노는 전했다. 반도체 라인인 기흥·화성·평택사업장 소속 참가자는 4477명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결의대회 현장에 집결한 인원은 3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파업은 2·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며 반도체 사업이 불황을 딛고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든 시점이라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전삼노는 반도체(DS)부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파업으로 인해)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에 최소한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요일(10일)에 복귀한다고 해도 설비 가동이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이번 총파업의 생산 타격을 자신했다.

삼성전자 측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전삼노는 '파업 장기화' 카드도 꺼내들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측이 10일까지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다면 무기한 파업으로도 갈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교섭창구인 노사협의회 합의안을 무시하고 노조원만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만 봐도 납득하기 힘든 파업"이라고 말했다.

전삼노는 오는 9~10일에는 경기 기흥사업장에 있는 삼성세미콘 스포렉스 체육관에서 조합원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이어간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은 1967년 회사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사상 첫 파업을 선언했고, 지난달 7일 하루 연차 소진 방식의 쟁의 행위를 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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