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총리, 올림픽 기간 교체 안 해"...좌파연합 내분

      2024.07.09 03:25   수정 : 2024.07.09 03: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승리하기는 했지만 스펙트럼이 광범위한 데다 총리 후보를 놓고 이견이 극심해 당분간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정부를 이끌 전망이다.

NFP는 극좌부터 중도 좌파, 녹색당에 이르기까지 서로 색이 다른 정당들이 극우 국민전선(RN)의 부상을 막자는 대의로 연합한 터라 총선에서 승리한 지금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위를 기록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앙상블이 중도 온건파와 연대해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 정부 유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었지만 당분간 현 정부 구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8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대통령궁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에게 국가 안정 보장을 위해 당분간 총리직에 계속 머물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브뤼노 르 마레 재무장관, 제랄드 다르마닌 내무장관 역시 당분간 장관직을 지킨다.

파리 올림픽은 오는 26일 시작한다.

7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NFP가 180석을 확보해 1위를, 마크롱의 중도 앙상블 연합은 159석으로 2위, 그리고 마린 르펜의 극우 RN은 143석으로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사분오열 NFP


NFP는 예상치 못한 대승을 거두면서 제1당으로 떠올랐지만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다.

애초에 RN의 부상을 막자는 대의로 뭉친 정치연합이어서 결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총리 후보를 내는 것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

사회당, 녹색당 등 5개 정당이 참여한 NFP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곳은 극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로 LFI는 반자본주의자 장-뤽 멜랑숑이 이끌고 있다.

LFI가 1등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NFP 연합 내 다른 정당에서는 멜랑숑이 총리가 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LFI에 이어 NFP 내 2위를 기록한 사회당의 올리비에르 포레 대표는 8일 프랑스인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멜랑숑은 NFP 안에서 '가장 분열을 초래하는' 인물이라면서 그는 정부를 이끌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포레 대표 인터뷰가 나간 지 수 시간 뒤 멜랑숑은 그러나 차기 집권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그는 높은 세금, 높은 재정 지출이 특징인 NFP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LFI 고위 관계자는 RTL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멜랑숑이 총리가 될 자격이 없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의 마린 톤들리에 대표는 "누가 가장 많은 의석 수를 가졌느냐를 기준으로 (총리) 다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앙상블과 중도파 연합


NFP가 정당이 아닌 좌파 정당으로 구성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느슨한 정당 연합이라는 점은 프랑스 새 정부 구성이 NFP 주도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예고한다.

마크롱은 이미 2차 결선 투표 전에 극좌 멜랑숑이나 극우 르펜을 배제한 정부 구성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마크롱은 양 극단 정당을 제외하고 사회당, 녹색당 등 좀 더 온건한 좌파, 또 보수당인 공화당과 연합해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 불안감 고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 시장은 정정 불안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RN이 과반 정당은 못 돼도 1위는 차지할 것이라던 전망이 어긋나면서 오르 내림을 반복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다시 상승했지만 결국 0.6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유럽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 지수가 0.03% 약보합세로 마감한 것에 비해 낙폭이 컸다.

또 유로 가치는 달러에 대해 0.1% 하락했다.


유로는 유로당 0.1% 내린 1.0830달러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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