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반기 인도 판매량 '역대 최대'…日 스즈키 아성 무너진다

      2024.07.09 06:03   수정 : 2024.07.09 08:54기사원문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인도 시장에서 역대 상반기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소형 SUV 크레타 등 인도 시장 맞춤형 모델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 게 주효했다.

9일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인도에서 27만 220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동기(26만 6760대)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13.8%로 2위다.


인구 14억 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국인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약 500만 대 규모로, 중국, 미국에 이은 3위 시장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지난해 누적 판매량 824만대를 기록하는 등 현지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차는 도로 사정이 열악해 소형 SUV를 선호하는 인도 시장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모델로 점유율 확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15년 7월 출시한 인도 전략형 SUV '크레타'는 지난 1분기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며 현지에서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 하반기에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첫 순수전기 SUV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의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와 인도 국영기업 마루티의 합작사 '마루티 스즈키'로, 상반기 점유율 40.8%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면서 80%에 달했던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19.5%에 이른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능력을 키워 성장세를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첸나이 1·2공장에 2022년 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탈레가온 공장)을 재정비해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기아의 생산 능력을 합산하면 연 150만 대 생산이 가능해 연간 170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마루티 스즈키의 점유율을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현장을 찾으며 인도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월 인도를 방문한 뒤 올해 4월 인도를 다시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인도 법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인도 증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것도 이러한 중장기 전략과 닿아 있다.
지난달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예비서류(DRHP)를 제출했으며 최대 35억 달러(약 4조 9000억 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확보한 자금으로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상장에 따라 인도 국민들과의 소통 접점이 확대돼 더욱 현지 친화적인 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탈레가온 신공장의 가동이 예정돼 있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 확대로 인도 시장의 평균판매단가(ASP)와 수익성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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