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피의자, "일방통행 몰랐다" 진술...경찰 "내일 2차 조사 조율 중"(종합)

      2024.07.09 11:57   수정 : 2024.07.09 11: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아울러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지만 들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급발진 주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10일 2차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계속 차량 결함 주장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9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모씨(68)에 대해 오는 10일 2차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피의자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오는 10일 2차 조사 하는 것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일 병원에 방문해 차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바 있다.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도로가 초행길이었으며, 일방통행로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해 류 서장은 "(피의자가) '부근에 종종 다닌 적은 있어서 지리감은 있다.
그런데 직진이나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차씨가 사고 당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었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는 일방통행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류 서장은 "내비게이션은 블랙박스에 경로를 알려주는 음성이 나온다"며 "(내비게이션에서) 우회전하라고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종대로18길에 진입했을 때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이 나왔나'라는 질문에는 "안 나온다"고 답했다.

또 차씨는 계속 차량결함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서장은 "본인 진술은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가속한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차씨가 역주행을 인지한 시점에 대해선 "주차장을 나와서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 정도에는 역주행을 인지했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역시 추가적으로 조사해야 할 대상"이라며 말을 아꼈다.

"블랙박스엔 경적 소리 없어"
경찰은 피의자 조사와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피의자 진술과 현장과의 모순점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은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내용은 없다"며 "'어어어' 하는 당황해하는 소리, 의성어가 나와 있을 뿐이다. 일반 대화 내용이 나와 있지만 그건 사적 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적(클랙슨)을 울렸는지 여부에 대해선 "일단 추가조사해봐야겠지만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에 따라 필요한 경우 자택이나 핸드폰에 대한 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거짓말 탐지기 사용에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라면 해 볼 예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차씨가 평소 몰던 버스 차량 브레이크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액셀 모양은 모두 '오르간 페달' 형태이며, "외견 형태로는 아주 유사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당시 동승해 있던 차씨의 아내에 대한 참고인조사를 진행했으며, 이외에 부상 피해자 5명에 대해서도 모두 조사를 마쳤다. 류 서장은 피해자 진술에 대해 "사고 원인을 추정할 수 있을 만한 진술은 없었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분도 계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 차량의 블랙박스 등 자료 6점을 추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해 자료 총 12점이 정밀 감정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차량과 함께 피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국과수에 전달했다고 설명한 상태다.

경찰 수사의 핵심은 국과수에 의뢰한 차체 감정 결과다. 피의자가 차량 이상 및 급발진을 주장하는 만큼 실제 차체 결함이 있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는 제동장치와 EDR,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가속 여부를 확인하고, 차량자체 결함에 대한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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