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높은 공공공간 조성 방향

      2024.07.09 19:24   수정 : 2024.07.09 19:25기사원문
서울시는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노들예술섬 조성, 여의도의 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 상암의 서울링 사업, 한강의 리버버스 사업 등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도 중요하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일반 시민과 방문객의 일상적 생활공간인 공공공간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공공공간이란 도로·하천·공원 등의 공공시설, 즉 행정이 조성하고 관리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대도시에서는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점점 고밀화되면서 수준 높은 공공공간 조성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존 행정의 틀 안에서 진행되는 소극적인 공공공간 조성 및 관리를 통해서는 수준 향상의 혁신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진 도시들은 도시에서 수준 높은 공공공간 조성과 수준 향상을 위해 기존 공공공간 주변을 새롭게 개편하거나 공공과 민간이 상호 협력하여 새로운 공공공간을 만들어 내는 등 도시 지역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공공부문의 공원과 인접 민간 필지의 조경공간 및 외부공간을 연계하여 일체적 공원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예컨대 세운상가 도심재개발 지구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외부공간을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남북 녹지축을 만들거나, 최근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는 공공영역의 공원과 민간부지의 조경공간을 일체적으로 연계한 폭 40~80m의 지구를 순환하는 공원녹지축을 구상하고 있다.

일반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공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서울시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주요 철도역 전면공간의 개편이다. 과거에 철도역 앞 공간은 서울역 앞과 같이 버스와 택시 환승을 위한 교통공간이 최우선으로 배치되었다. 선진 도시의 최근 움직임은 보행자를 위한 광장과 휴식공간, 보행로를 최우선으로 배치하고 다음으로 환승을 위한 교통공간이 배치되게 개편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는 보행녹지 네트워크 형성이다. 주요 하천, 도로, 철도 등으로 단절된 지역을 선형의 녹지와 보행공간으로 연계하여 보행자가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존의 단절된 지역을 보행자 중심 보행체계로 연결하려면 공공 및 민간의 소유로 구분되어 있는 공간을 하나로 보고 연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공과 민간이 지역의 미래상을 공유하면서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세 번째는 하천이나 공원 주변에 있는 민간 부지 개발은 공공부문과 일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한강이나 4대 지천과 같은 하천이나 공원 주변에 있는 대규모 민간 소유 부지나 아파트 단지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시 공공공간과 보행·오픈 스페이스의 흐름이 연계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네 번째는 공공과 민간 영역이 입체적으로 연결된 복합 공공공간 조성이다. 사람의 활동이 집중되는 고밀도의 주요 지역은 공공 영역이 민간 영역을 관통하기도 하는 등 공공과 민간의 보행공간이 수평·수직적으로 하나로 입체화되어야 한다. 이렇게 민간 영역에 공공공간이 설치된 경우에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민간에서 통합적으로 건설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성된 공공공간을 활성화하는 데는 건설 후 관리와 운영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시민이 좋아하는 공공공간은 공간의 물리적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활동을 담아내고 유지·관리하는 전문적 지역관리 시스템의 도입도 필요하다.


이상을 요약하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일반 시민과 방문객의 일상적 생활공간인 공공공간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정책적 관심과 시스템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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