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발니 부인 나발나야 체포 영장...'극단주의자' 낙인
2024.07.10 04:38
수정 : 2024.07.10 04:38기사원문
러시아 법원이 9일(현지시간) 반체제 인사 고 알렉세이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47) 여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나발나야가 '극단주의'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나발나야는 두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살고 있다.
모스크바 바스마니 법원은 이날 나발나야가 "도주했다"면서 국제 수배령을 내렸다.
또 러시아를 떠나 살고 있는 나발나야가 러시아에 귀국하면 체포하도록 했다.
나발나야가 귀국하면 곧바로 2개월 징역형을 살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나발나야는 남편 나발니가 지난 2월 감옥에서 사망하자 남편이 끝내지 못 한 일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해외에 본부가 있는 반부패재단(ACF) 회장이다. ACF는 나발니가 생전에 설립한 러시아 부패 조사 기구다.
앞서 러시아는 ACF를 2021년 불법화했다.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처럼 극단주의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많은 이들이 이 그룹과 함께 일하거나 이 그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체포영장 발부 소식 뒤 "블라디미르 푸틴은 살인자이자 전쟁 범죄자"라고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나발나야는 "푸틴이 있을 곳은 감옥"이라면서 "그것도 (전범재판소가 있는) 헤이그의 TV가 갖춰진 안락한 감방이 아니라 러시아 감옥"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도 "그가 알렉세이를 살해했던 같은 감옥 콜로니, 같은 2*3m짜리 감방에 갇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발니는 수년 동안 푸틴 최대 정적이었다.
그가 정치 세력을 형성해 푸틴에게 도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푸틴의 부패를 들추며 그에게 정치적 타격을 줬다. 그러나 나발니는 지난 2월 러시아 북극의 수형소 콜로니의 한 감옥에서 사망했다.
나발니는 그곳에서 잔인한 대우를 받았고, 수시로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나발나야는 남편 생전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나발니가 사망하자 곧바로 반푸틴 깃발을 올렸다.
이후 그는 세계 곳곳에서 각국 정상들을 만나 러시아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유럽의회 연설 등 정치적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나발나야는 아울러 국제 기구인 인권재단(HRF) 수장으로도 임명됐다.
한편 나발나야는 1998년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던 도중 미래의 남편을 처음 만났다.
은행 등에서도 잠시 일했지만 이후 일을 그만두고 내조에 전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