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그냥 서울 살래요"…엘리트들 줄줄이 '손절' 무슨 일?

      2024.07.10 09:54   수정 : 2024.07.10 09: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국민연금의 투자 전문가들이 낮은 보수와 지방 근무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역들의 연봉은 증권업계 평균 대비 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에 있는 회사, 적은 보수"…세계 3대 연기금 '무색'

10일 지난해 제3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018~2023년 기금운용본부 퇴사자들이 퇴사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전주에 있기 때문(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전북 전주로 본사를 옮겼다. 수도권과 멀다는 점에서, 자산 규모 1100조원에 달하는 세계 3대 연기금임에도 우수 인력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퇴사 원인으로 두 번째로 많았던 건 “보수가 적어서(35%)”였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의 기본급은 시장 평균 대비 50%(2022년 기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기본급보다 성과급 비중이 큰 증권업계의 특성상 성과급까지 포함하면 시장 평균의 25%까지 떨어진다.

성과급 상승 시도 등 대책 나섰지만…"국민 정서상 어려울 듯"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국민연금의 고민도 깊다. 운용역 이탈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를 지난해 말부터 조성해 근무 여건을 개선했다.

성과급 제도도 손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4차 기금위에서는 2008년 도입했던 성과급 지급 최소 요건을 15년 만에 폐지했다. 기존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3년 동안 평균 운용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경우에만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조항도 없앴다. 국내주식 대비 낮았던 해외주식의 성과급 평가 비중도 글로벌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동일하게 맞췄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기금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수익률인 14.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급 대비 39.9%로 지난해 수치(51.1%)보다 11.2%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연금의 성과급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바탕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편으론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민간 사기업처럼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타가는 건 국민 정서상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에 대한 합리적 성과급 책정과 더불어 국민의 수용성도 높이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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