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된 태양전지 틀을 없앴다

      2024.07.10 11:12   수정 : 2024.07.10 11: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박사팀이 유리없이 실리콘으로 밀봉해 종이를 접는 것처럼 유연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또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태양 위치에 따라 모양을 바꿔 일평균 전력 생산량을 기존 태양전지보다 60% 이상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수송기에도 가볍고 효율적인 태양광 모듈을 적용하는 등 태양광 발전의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목표다.



차승일 박사는 "우리의 기술로 도심 곳곳에서도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 에너지를 통해 직접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성과가 될 것"이라고 10일 말했다.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 40년 이상 이어져 온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적층 구조 형태였다.

연구진은 유연성·안전성·효율성을 모두 확보해 도시 환경에 최적화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하나하나 밀봉한 뒤, 이들을 서로 연결하여 유연한 구조물이 되게 만들었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 연결이 아닌,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는 수십년 간 고집되던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생각이었고, 전기연구원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얻어낸 세계 최초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개념 태양광 모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출력 유지 및 안전성, 유연성이다. 기존 가연성의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였다. 또한, 직·병렬 혼합 구조는 태양광 모듈에 그늘 문제가 생기더라도 높은 출력을 유지해주고, 핫스팟 생성도 막아준다.

유연함은 종이접기처럼 가능한 수준으로 도심 건물은 물론, 벤치와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디자인적으로도 거리의 보도블록이나 욕실의 타일 구조와 유사한 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해 도시 환경에서의 활용성과 적용성도 높였다.

연구진은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효율성도 높였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다. 전기연구원 측은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이 개발한 신개념 태양광 모듈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인 '지속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을 비롯한 총 5개 논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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