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9월 금리 인하 결심했나..."노동시장 과열 진정" 강조

      2024.07.11 06:12   수정 : 2024.07.11 06: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결심한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이어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미 노동시장 과열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노동 공급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은 팬데믹 봉쇄 이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핵심 동력 역할을 해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표 외에도 노동 시장 지표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주요 잣대로 삼아왔다.

파월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노동 시장 과열 완화를 강조함에 따라 연준의 고금리가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서 노동시장으로


파월은 이날 하원 금융위 증언에서 "연준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인플레이션 소임에만 매달려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제 노동시장이 균형에 꽤나 근접하고 있어 둘 모두를 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의무를 갖고 있다.

그동안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는 물가 안정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안정을 찾고 있어 지금의 고금리 정책을 지속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특히 이제 연준의 주요 관심사가 완전 고용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은 진행이 완만한 다른 분야와 달리 급속히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과열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 실업난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흔하다.

실업률 치솟나


지난 5일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6월 고용동향은 미 노동 시장 과열이 순식간에 진정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7만명이 넘던 월 신규 취업자 수가 한 달 사이 2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실업률은 4.1%로 이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초 3.4%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파월은 예전과 달리 이번 의회 증언에서는 이 같은 노동 시장의 냉각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 시장 냉각은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가장 확실한 신호 가운데 하나다.

일자리가 불안해지면 당장 미 경제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타격을 받는다.

이미 저소득 층을 중심으로 미 소비 둔화가 확인되는 가운데 실업률이 계속해서 오르면 미 경제가 침체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급한 기대감 경계


다만 파월은 시장이 성급하게 앞서 나가는 것도 경계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일부 확신은 있지만 "아직 그 상태에 도달했다고는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시장은 그러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하며 각각 1% 넘게 올랐다.

특히 거래일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일, 나스닥은 7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날 상승했던 국채 수익률도 이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준물인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13%p 하락한 4.285%로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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