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DAY MAY DAY MAY DAY’展.. 일상 속 재난에 주목하다

      2024.07.11 16:36   수정 : 2024.07.11 16:40기사원문

현대인들은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재난에는 평소 무관심하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누군가가 혹은 본인이 재난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전시공간 미학관은 우리 일상 속 재난에 주목한 전시 'MAY DAY MAY DAY MAY DAY'를 수원문화재단과 협력으로 오는 9월 8일까지 수원 장안구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개최한다.



국제 조난신호로 알려진 '메이데이'(Mayday)로 위급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 동일한 음절을 세 번 반복해야 한다. 아울러 노동절을 뜻하는 '메이데이'(May Day)를 비롯해 다른 비슷한 말과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시명 'MAY DAY MAY DAY MAY DAY'는 꽤나 긴급하게 구조요청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전부 대문자로 쓰여 목소리가 소거된 채 위급상황을 알리는 역할도, 노동절을 뜻하는 단어의 의미 전달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음절의 껍데기만 전달한다.

즉, 이 신호는 이미 와 있지만 아직 오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일상화된 재난이 보내는 것이라고 미학관 측은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복력 있는 도시 공동체를 위해 목소리 없는 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리슨투더시티 △사적 경험이 다른 사건으로 발화되는 지점을 가시화하는 봄로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도시개발, 이주, 난민, 환경오염, 생태 등의 키워드로 풀어내는 송성진 △ 상반된 의미의 이미지를 조형적 유사성으로 묶으며 새로운 화면을 만드는 송수민 △장소와 기억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 매체로 변사하는 정여름 등 총 8명(팀)의 작가들이 섣부른 정의나 심판 없이 자신이 목격한 재난을 덤덤히 서술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하며 침묵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작업에 담아 들려준다.



미학관 측은 "이번 전시는 별안간 닥쳐오는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건·사고가 아닌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지만 차별과 외면, 무관심 속 모습을 감추고 있는 일상도 재난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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