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떠들썩 했던 날!..2016년 9월 8일

      2024.07.13 10:00   수정 : 2024.07.13 10:00기사원문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히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포뮬러원(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F1 세계의 소식을 쉽고, 깊이있게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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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16년 9월 8일.

F1 팬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는 날일 겁니다. 바로 미국 미디어 재벌 ‘리버티미디어’가 공식적으로 F1 인수를 발표한 날이죠.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리버티미디어는 이날 영국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가 가지고 있는 F1 지주사 델타 톱코의 지분 18.7%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수가는 44억달러, 한화로 약 4조8000억원 정도입니다. CVC가 가지고 있던 나머지 지분 16.8%도 다음해 1·4분기 내 인수한다는 조건과 F1 경영권을 갖는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죠.

미국이 진짜 F1을 인수한다고 ?
F1 팬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소식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미국으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은 비즈니스에 진심이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관심도가 적은 국내 언론들도 앞다퉈 해당 소식을 전했습니다.

리버티미디어는 실제로 다음해인 2017년 1월 F1 인수를 마쳤습니다. 현재 알려진 최종 인수 금액은 90억 달러, 약 9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여기에는 F1이 기존 가지고 있던 부채도 포함됐습니다.

리버티미디어는 이름도 ‘F1그룹’으로 바꾸며 큰 애정을 쏟았습니다. 그렉 마페이 리버티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마무리를 발표했던 2017년 1월 23일 기자회견장에서 “이 스포츠를 키울 기회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F1 인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F1 CEO로 임명된 체이스 캐리도 “F1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며 “팬, 선수팀, 국제 자동차 연맹(FIA), 스폰서 등 다양한 생각을 듣겠다. 레이싱 경험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비즈니스의 나라 미국이 F1을 어떻게 키울지 ‘즐거운 상상’을 하는 팬들이 늘어났습니다.

넷플릭스에 F1 이야기가 나올 줄이야
팬들의 기대감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F1그룹이 다른 접근 방식으로 F1의 판도를 아예 바꿔놓은 것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디어 노출’ 이었습니다. 미디어 재벌답게, ‘진짜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던 것이죠.

F1그룹이 가장 먼저 낸 아이디어는 ‘넷플릭스와의 협업’입니다. 넷플릭스는 2019년 F1 팀·선수·스태프 등 관계자들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F1: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를 새롭게 공개했습니다. 해당 시리즈는 직전년도인 2018년에 F1에 있었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담았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해당 시리즈는 공개하자마자 ‘2019년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끈 다큐멘터리 10선’에 들었습니다. 특히 단순 경기만을 찍은 게 아니라 선수들과 선수 부모들의 관점에서 F1을 해석한 점이 큰 호평을 자아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본능의 질주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F1을 망친다며 촬영에 응하지 않는 선수도 있지만, 팬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모터사이클계 F1'도 6조에 인수
F1그룹의 움직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6조 넘는 돈을 투자해 ‘모토GP’의 상업 권리를 취득하기로 하는 등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토GP는 쉽게 말해 모터사이클계의 F1입니다. F1그룹은 올해 연말 공식적으로 모터GP를 소유한 스페인 기업 도나스포츠 지분 약 86%를 인수할 계획입니다. 시원시원한 투자 소식에 팬들의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F1그룹의 행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연재 첫화에서는 F1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다음화에는 리버티미디어의 F1 인수 이후 바뀐 점과 ‘빅딜’이 가져온 경제적·사회적 효과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혹시 권마허의 헬멧에서 다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 메일이나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물론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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